[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상을 떠난 구하라의 오빠가 친모와 상속재산 소송 중 법무법인을 통해 상대의 재산포기를 요구했다.
구하라 오빠 A씨의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사건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12일 홈페이지에 "법이라는 제도 이전에 인륜과 보편적 정의의 관점에서 하라 양의 모친께서는 자신의 상속분을 주장하기 보다는 하라 양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함과 동시에 상속분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어제 숨진 채로 발견된 가수 고(故)구하라의 일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영정이 놓여 있다. 2019.11.25 photo@newspim.com |
앞서 A씨는 광주가정법원에 친모 송씨를 상대로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냈다. 송씨는 직계존속 순위에 따라 자신이 구하라의 남겨진 상속재산의 50%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하라의 친부 측은 송씨가 두 자녀가 어릴 때 집을 떠난만큼 재산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와 할머니의 손에 구하라가 자란 만큼, 친부는 부모 노릇을 못한 것이 미안하다며 자신의 몫을 A씨에게 양도했다.
노 변호사는 "하라양의 친모 송모씨는 하라양이 아홉 살이 될 무렵 가출, 20여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엄마의 빈 자리는 하라양의 오빠를 비롯한 가족들이 대신했고, 하라양의 연예계 데뷔도 이러한 가족들의 헌신적인 돌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라 양은 생전에도 자신을 버린 친모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 공허함을 자주 토로했고 작년 가을 안타까운 사망도 친모로부터 버림받았던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A씨와 법무법인에 따르면 구하라의 사망 후 잔금 및 등기 문제를 처리하던 중 갑자기 송씨 측 변호사들이 찾아와 구하라 소유 부동산 매각대금의 절반을 요구했다.
노 변호사는 "하라 양의 오빠는 동생이 살아있는 동안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던 친모 측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결국 친모를 상대로 이번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친모가 자신의 상속분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에는 민법상 기여분제도와 상속결격제도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노 변호사는 "상속결격제도 역시 그 사유가 가족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 매우 한정되다 보니 부모가 오랜 기간 자녀를 버린 경우도 이러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의문이 있는 상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상속법이 이런 분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현행법 상 기여분에 버린 부모에게는 상속권한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구하라는 지난 2008년부터 연예계에 데뷔해 활동했으며 지난해 11월 28세 나이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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