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구로역·신도림역서 탑승한 사람만 일평균 2만5000명
인구 1000만 서울, '슈퍼감염지' 될라…서울시 콜센터 전수조사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단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들이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루 평균 대중교통 이용 건수가 1200만건에 달하는 서울시는 비상이 걸렸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구로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65명이다. 24시간 전 22명과 비교해 하루 새 43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이중 콜센터 직원은 50명, 가족 등 접촉자는 15명이었다. 서울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집단감염 사례로, 타지역 확진자를 포함하면 전체 확진자는 9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있다. 이날 코리아빌딩 11층 콜센터에서는 집단 감염 사례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2020.03.10 mironj19@newspim.com |
구로구 콜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전역에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거주지별로 구로구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서 10명, 양천 9명, 관악 8명, 영등포 5명, 노원 4명, 마포 4명, 동작 3명, 은평 2명, 금천 2명, 송파 1명, 중구 1명 등 순이었다.
인구만 973만명에 달하는 서울시는 비상이다. 무엇보다 콜센터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대부분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평균 1200만건에 달하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감염 우려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구로구 콜센터 직원 30대 남성은 지난 9일 거주지인 마포구 보건소를 방문하면서 6호선 대흥역에서 마포구청역으로 지하철을 통해 이동했다. 또 다른 콜센터 직원 확진자인 50대 여성 역시 지난 6일 신도림역에서 망원역까지 지하철로 움직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구로구 콜센터와 가까운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신도림역의 일평균 승차인원은 2만253명과 415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서울교통공사가 집계한 2호선 신도림역의 일평균 수송인원(승차인원+환승유입인원)은 9만명 수준이다. 인근 2호선 양천구청역 역시 1만1600여명에 달한다. 탑승 및 환승 인원만 집계했기 때문에 실제 구로역과 신도림역 등을 거쳐 이동하는 승객은 몇 배 이상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구로구 콜센터에서 초래된 코로나19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콜센터가 위치한 건물 내 다른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검사 결과가 마무리되지 않아 감염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서울시는 시 전체가 구로구 콜센터발 '슈퍼감염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확진자가 발생한 건물 11층 콜센터뿐 아니라 7~9층에 있는 콜센터 직원 553명에 대해서도 자가격리 및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또 서울에 있는 민간 콜센터 417곳을 긴급 전수조사하는 한편,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증대될 경우 감염병법에 따라 시도지사가 할 수 있는 민간 콜센터 폐쇄를 위한 행정명령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콜센터 직원들이 출·퇴근 당시 이용한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안에서 접촉자를 파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정확한 탑승 시간을 기억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하철의 경우 자신이 탑승했던 차량 번호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에서 접촉자를 가려내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하철 내에서의 감염관리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 경기, 인천에서 자체적으로 강화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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