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상반기 중 5000억 신종자본증권발행 계획
농협은행, 이달말 3000억 규모 후순위채 발행 예정
글로벌 초저금리 확산세에 채권 발행 환경 유리해져
[서울=뉴스핌] 백지현 백진규 기자 = 은행과 지주사들이 상반기에만 최소 3조2900억원 코코본드를 찍어낸다.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피해 지원대출 및 향후 M&A 등 자본이 들어가는 사업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전세계적 안전자산 쏠림으로 국내 국고채가 역대 최저 금리로 떨어지면서 코코본드 등 금융채 발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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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지난달 6일 우리금융이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했고, 이달 6일 우리은행도 3000억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우리은행은 당초 2500억원 발행 예정이었는데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5200억 매물이 몰리면서 3000억으로 증액한 것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각자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중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18일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대출금 및 유가증권 운용자금으로 쓴다. 앞서 기업은행은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 규모 1000억원, 소상공인 특별지원대출 규모를 5000억원 각각 늘리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26일 10년물 3500억원, 15년물 5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된다. 총 3000억 규모다.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의 마무리 주자가 될 예정이다.
코코본드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처럼 자본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증권이다. 금융사들은 자기자본 확충 기준이 있기 때문에 코코본드를 통해 자본 인정 비율을 높인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기준상 후순위채는 부채로 분류되는 한편,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분류된다는 차이가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높아 발행기관에 부담이지만 후순위채보다 자본인정 비율이 높다는 이점이 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비율을 향상하기 위해선) 보통주 자본을 높이는게 좋지만 지주가 유상증자를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때문에 보통주는 웬만하면 잘 건드리지 않고 코코본드를 통해 자본 일부를 확증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채금리가 많이 내린 가운데 발행사들의 부담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 입장에선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사상 최초로 장중 0%대를 기록했다.
비교적 고금리인 신종자본증권도 이익을 볼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상대적으로 장기 고금리채권으로 투자자가 제한적이라 시중금리 하락을 모두 반영하지는 못했다"며 "그래도 작년 4월 신종발행시 금리가 3.34% 정도였는데 그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달러 표시 채권 전망도 나쁘지 않다. 코로나19 '판데믹'(전세계적 확산)으로 미 국채나 달러 등 안전자산 쏠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미국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까지 0%대 금리에 진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일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해 5000만달러 규모의 외화 소셜 본드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자금 용도를 코로나19 관련 피해기업 지원 및 확산 방지 활동 지원으로 특정한 소셜 본드다. 만기는 3년, 금리는 미국 달러(USD) 3개월 리보(Libor)에 0.60%를 가산한 수준이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의 인하로 달러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코로나나 유가 폭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급격한 약세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환에 대한 노출 민감도가 커졌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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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2020.03.11 lovus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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