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깜짝 금리인하에 한은 대응 회의
신중대응 속에 금리인하 가능성 보여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융시장이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결국 실망 속에 장을 마무리했다.
4일 한국은행은 간밤 미 연준의 기준금리 깜짝 인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이주열 총재 주재하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엔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이환석 조사국장 등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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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다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있다. [자료=한국은행] 2020.02.27 lovus23@newspim.com |
앞서 3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긴급 FOMC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1.00~1.25%로 50b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이례적인 조치로 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 확대를 감안한 결과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이에 채권과 외환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크게 올랐다. 채권시장은 신저점 기록을 달성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오전 10시32분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7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019%를 찍었다. 이는 작년 8월 19일 최저금리 연 1.093%보다 낮다.
환율도 10거래일만에 1180원대로 뒷걸음질 했다. 전일 종가대비 8.2원 내린 1187원에서 출발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83.90원까지 내리며 하루동안 1180원대에서 움직였다.
시장은 내내 한은의 입장 발표에 주목했다. 오후 3시 45분경 한은은 회의결과를 발표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이와 같은 정책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안정화 노력을 적극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금리 인하 신호를 기대했던 채권시장에선 막판 밀리는 장세가 연출됐다. 3년물 금리는 오전장보다 상승하며 연 1.029%에 마감했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299%에 마감했다.
비록 시장은 실망을 했지만 전문가들은 4월 인하 시그널은 충분히 나왔다는 의견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재가 이후 상황을 감안하겠다고 한 메시지는 금리인하 신호를 줬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2월 금통위 이후 상황이 안좋아진 점과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인하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아마 연준이 했듯 전격인하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신용경색, 외환시장 불안 등 교란요인이 발현됐을 때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써야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총재가 발언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우려가 꺼지지 않은 가운데 계속해서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불안심리가 언제 진정되는지 여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되는 것은 한번이 아니라 두번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시장은 더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레벨에 대한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 하락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