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100주년 기념해 조국으로 봉환해 안장"
봉오동 전투·청산리 전투 이끈 독립운 영웅, 100년 만에 조국 봉환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100여년 만에 국내로 봉환할 수 있게 됐다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자고등학교 본관 앞에서 치러진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오늘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2020.01.20.photo@newspim.com |
문 대통령은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해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하여 안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협조해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즐오르다 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고 묘역을 보살펴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힘을 키우는 일"이라며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은 1868년생으로 일제 치하에서 대한독립군 총사령관까지 오르며 간도와 연해주에서 일본군과 싸웠던 독립운동의 영웅이다. 장군은 1920년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이어진 청산리 대첩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
그러나 1937년 스탈린 소련 정권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크로아티아 크질오르다로 이주해 그곳에서 1943년 독립을 보지 못한 채 75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정부는 1962년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장군의 유해 봉환은 1992년 카자흐스탄과 국교를 맺은 후 계속된 과제였지만, 남북 갈등을 우려한 고려인들이 장군의 유해 봉환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카자흐스탄을 떠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지난해 장군의 유해 봉환을 집중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3·1운동 101주년을 맞는 올해 그 성과를 거두게 됐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