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슈퍼 등 점포 30% 정리...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본사 직원 25% 재배치 방침...나머지 직원은 협력업체 몫
마트 노조 "사실상 해고통지"...직원들 불안감 호소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쇼핑이 전례 없는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매출이 부진한 점포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30% 가까이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점포 구조조정 발표를 접한 롯데쇼핑 매장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게다가 사측에서 일부 직원들의 퇴사를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직원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21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8.3% 감소한 4279억원이고 매출액도 1.1% 줄어든 17조63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액은 8536억원으로 전년(4650억원)과 비교해 4000억원가량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해 4분기로만 따져보면 1조4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실적이다. 당초 증권가는 작년 4분기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1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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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 2020.01.20 nrd8120@newspim.com |
롯데쇼핑은 작년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시행된 리스 회계기준에 따라 적자 점포 예상 손실액(약 9000억원)이 4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마트·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사업 부진이 지난해 전체 실적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각각 248억원, 1038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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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쇼핑 주요 사업부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 [표=롯데쇼핑] 2020.02.19 nrd8120@newspim.com |
이에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유통 BU장)이 '점포 구조조정'이란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정리 대상은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실적이 부실한 점포다. 전국 700개 매장 중 200개로 전체의 30%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적자를 낸 마트와 슈퍼 점포가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실 점포는 점포당 연매출이 30억원 이하를 일컫는다. 폐점하는 점포 수가 많은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마트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최소 300명에서 최대 500명 수준이다. 슈퍼는 100명 안팎이다. 롯데쇼핑 측은 점포는 대폭 줄이더라도 인력 감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본사 직원만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고 협력업체에서 고용한 직원은 해당 업체가 맡게 된다는 입장이다.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 가운데 본사 직원은 25%, 협력업체 직원은 75%를 차지한다.
당장 롯데마트 노조는 사실상 해고 통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영주 마트노조 롯데마트지부 위원장은 "사측이 퇴직 종용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력 감축이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고 직원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대규모 점포 정리는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해고통보와 같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인력 감축을 시도할 경우 강력한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