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규제만 '쏙' 피해…공모펀드처럼 팔린 사모펀드들

기사입력 : 2020년02월17일 16:20

최종수정 : 2020년02월17일 16:41

"사모펀드, 소수가 함께 투자하는 '확대된 계모임' 성격"
현재는 복잡한 모·자·손 구조로 몇백, 몇천명이 투자
공모규제는 받지 않고 공모펀드처럼 매스마케팅
"정부, 사모펀드 시장 위축될까 복층 투자구조 못건드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두고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사모펀드를 복잡한 모(母)·자(子)·손(孫) 구조로 설계해 마치 공모펀드처럼 대중에게 마케팅을 해왔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수가 49인을 넘어설 수 없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표현에 의하면 원래는 '확대된 계모임'의 개념에 가깝다. 소수의 전문투자자를 모아 투자하는 대신 운용상의 자유가 공모펀드보다 크게 보장된다. 그 이상 투자자를 모으는 '매스마케팅'을 하는 펀드는 원칙적으로 공모펀드여야 한다. 공모펀드는 펀드 설정시 당국에 사전 신고해야 하고 포트폴리오도 특정자산을 30% 이상 담지 못하게 돼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고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PBS) 본부가 투자, 자문, 대출, 리서치를 제공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졌고, 몰려드는 뭉칫돈에 사모펀드가 공모펀드처럼 팔리기 시작했다. 투자자 49인의 수많은 자(子)펀드가 모(母)펀드에 투자해 모펀드 투자자수가 몇백, 몇천명에 이른다.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 문턱도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아져 사전신고와 분산투자 규제는 피한채 사실상 공모펀드처럼 팔렸다. 이런 행태의 정점에 있던 것이 라임이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2020.02.17 goeun@newspim.com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복잡한 모(母)·자(子)·손(孫) 구조로 펀드를 구조화했다. 미국 헤지펀드의 '폰지사기'에 연루된 '플루토-TF 1호'(무역금융펀드)를 비롯해 '플루토-FI D-1호'(사모채권), '테티스 2호'(메자닌), '크레디트 인슈어드'(해외무역채권) 등 4개의 모펀드에 173개 자(子)·손(孫) 펀드가 얽혀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모·자·손 펀드의 수탁고는 1조7200억원, 이들 펀드에 투자한 기관과 개인투자자 등의 계좌 수는 4616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증권사 PBS 본부와 운용사가 경쟁적으로 수익률 경쟁을 하면서 과욕을 부린 것이 라임 사태의 본질"이라면서 "사모펀드는 프라이빗 펀드로 보통 자기 지인과 함께 투자하며, 투자하는 거액 자산가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해야하는데 라임은 대안없이 비유동 자산을 개방형 펀드에 담으면서도 공모펀드처럼 공격적인 매스마케팅을 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사모펀드의 공모 규제 회피를 위한 복층 투자구조에 대한 규제 대신 복층구조 적정성 점검과 투자자에 대한 운용보고서 제공으로 사모펀드 제도개선책을 마무리했다. 정부 발표 이후 전문사모운용사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것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 규제를 손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국은 라임과 같은 특정 사례로 사모펀드 제도개선 정책 방향을 전부 수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임 사태를 촉발시킨 가장 주요한 원인은 비유동자산을 개방형 펀드에 담은 것으로, 비유동자산 투자비중이 절반 이상인 경우 개방형 펀드 설정을 금지했으니 라임과 같은 사례는 발생할 확률이 적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사모펀드와 공모펀드를 구분하는 선을 넘나드는 펀드들이 많아, 사모펀드 규제의 맹점을 이용해 위험한 상품이 출시될 경우 피해규모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펀드는 공모펀드 중에도 있다. 공모펀드인데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펀드인 사모재간접펀드다. 국내에서 설정액이 가장 큰 사모재간접 펀드의 경우는 자사 사모펀드에 80% 이상을 분산투자한다. 분산투자지만 한 운용사의 사모펀드이므로 구성된 기초자산이 유사할 확률이 높다. 사실상 사모펀드를 공모로 열어줬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을 위해 투자자 보호가 희생당하는게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무리한 상품이 나온다고 해도 일일히 다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또 사고가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며 "사모펀드가 위축되면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의 큰 방향인 모험자본 활성화가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사진
[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