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펀드 맡은 라지브 미스라, 상장기업 투자 펀드 설정 중
손정의 회장의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철학과 배치돼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소프트뱅크의 1000억달러 '비전펀드'를 책임진 수장(라지브 미스라)이 헤지펀드 스타일의 자펀드를 설정할 태세라 소프트뱅크 내부에서 분란이 일고 있다. 그 규모도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등은 다수의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비전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라지브 미스라가 최근 상장기업 대해 복잡한 투자기법을 구사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설정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계획에 대해 우선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지지를 표시했고 파키스탄 정부도 관심을 보여, 두 국부펀드는 4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바달라는 비전펀드의 양대 투자자 중 하나다.
라지브 미스라의 이런 움직임은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의 비전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손정의의 투자 철학은 비상장 기술 중심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이들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함께 이익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전펀드가 사무실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나 반려견 산책 어플회사 왝 등에 대한 투자실패에 직면한 현 시점에서 라지브 미스라의 행보는 소프트뱅크 내부에 엄청난 논란과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손정의는 자신의 기술투자 전략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미스라의 이런 생각에 반대해 왔고, 또 소프트뱅크 내부에서는 미스라의 이런 시도를 공식화하는 것을 말리고 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손정의와 미스라 간의 어떠한 알력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련의 투자실패는 소프트뱅크의 지난 3분기 이익을 99퍼센트나 감소시켰고 108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 2호 설정에 대한 손정의의 야망도 꺾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비전펀드 1호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무바달라와 카자흐스탄 국부펀드는 이미 초기 2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스타일 펀드를 설정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헤지펀드 스타일 펀드는 아부다비에 설립되고 악샤이 나헤타가 운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악샤이 나헤타는 비전펀드에서 라비브 미스라와 공동노선을 펴고 있고 십수년 전에 도이치방크에서 미스라와 같이 일했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이다.
지난해 소프트전략투자펀드(Soft Strategic Investment Fund)에서 독일 결제회사 와이어카드에 투자할 때 나헤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 이 펀드를 활용해 헤지펀드 스타일 운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는 와이어카드에 한푼도 투자하지 않았고, 단지 나헤타와 미스라 등 일부 소프트뱅크 직원과 무바달라는 여기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맛봤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로이터 뉴스핌] 김은빈 기자 = 손정의(孫正義·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사장이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 2018.11.05 kebju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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