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곳에서 여러 손님 태워 불안"
"마스크 써야 하는데...비용도 부담돼"
법인택시기사 휴가...회사는 '골머리'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밀폐된 차량에서 불특정 다수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택시기사들이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다. 일을 쉬게 되면 수입은 '제로'인 상황이어서 택시기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천정부지로 솟구친 마스크 비용까지 부담으로 다가온다.
17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택시기사들 사이에 감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밀폐된 차량 공간에 하루 종일 있으면서 불특정 다수 손님을 태워야 하는 만큼 감염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마스크를 쓴 시민들. 2020.01.30 alwaysame@newspim.com |
특히 지난 2일 울산 동구에서 택시 승객인 A씨가 택시기사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거짓말을 하고 마스크를 쓰라며 협박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불안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당시 A씨는 택시기사에게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며 "얼마 전에 중국에 갔다왔다. 나는 코로나19 확진자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확진자가 아니었으며 중국에 다녀온 사실도 없었다.
불안이 확산되면서 일부 택시기사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장소 근처에서 되도록 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택시기사 B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설 연휴 이후 손님이 절반 정도는 줄었다"며 "확진자가 나왔던 곳에서 콜이 오면 거부할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가게 된다"고 전했다.
1장당 500원 하던 마스크 가격이 5000원까지 솟구치면서 마스크 비용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 다른 택시기사 C씨는 "내가 감염될 수 있는 것도 문제지만 마스크를 안 쓰면 손님들이 싫어한다"며 "안 쓸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마스크 비용이) 부담된다. 택시기사가 무슨 돈이 있느냐"며 "하루 사용하고 버리라는데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부 법인택시기사들은 잇따라 휴가를 내면서 택시회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 택시기사가 한꺼번에 휴가를 가게 되면 수익 감소를 감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택시회사 관계자는 "택시는 기계랑 똑같아서 놀아버리면 아예 돈이 안 된다"며 "회사에서 기사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골치가 아픈 게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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