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전날 전자투표제 도입 촉구 발표 전 해당 내용 전달
조현아 전 부사장 측 "문제될 것 없다고 판단"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와 함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측의 공동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에 따르면 KCGI는 전날 전자투표제 도입 관련 입장 발표를 앞두고 한 배를 타고 있는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측에 이 사실을 알렸다.
양측에서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KCGI는 한진칼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지난 달 31일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KCGI가 전날 전자투표제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입장을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다른 주체들과 의견조율이 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전자투표제를 요구하는 주체도 KCGI만 명시됐을 뿐,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는 "KCGI가 사전에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 측에 동의를 구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다른 주체들의 동의를 얻어 개인이 입장을 밝힐 수 있고, 태평양을 통해 공동 입장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 관계자도 "KCGI 쪽에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사전에 연락이 왔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그렇게 하라고 전달했다"며 "전자투표제는 KCGI가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내용이라, 3자 공동 입장으로 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KCGI는 입장자료를 통해 "주주들의 주총 참여가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회사의 주추총회 관련 업무처리 시간이 단축되고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한 비용도 절감된다"며 한진칼 이사회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공식 요청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실제 주총 참석 없이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온라인으로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주주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결의하면 시행이 가능하다.
[로고=KCGI] |
KCGI는 지난해 주총을 앞두고도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청했지만 한진칼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실제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전자투표제가 연합군 측에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를 등에 업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일반주주들의 표심이 쏠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더욱이 조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급파된 전세기에 동행한 것은 물론, 일부 수익금을 어려운 여행사에 나누기로 하는 등 '여론전'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군 측 '얼굴'인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내외적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근거로 제시된다.
조 회장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에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는 7일 열릴 한진칼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