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준법경영 어디까지 왔나]② "감시해 주세요"…주요그룹, 내부감시도 오픈

기사입력 : 2020년02월07일 06:09

최종수정 : 2020년02월07일 07:45

한화, 외부 냉철한 시각으로 기업활동 평가
현대차 조직관리 방점..LG 정도경영 정착
롯데그룹도 외부에 내부감시 맡겨 운영중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엄격한 잣대로 그룹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준법(컴플라이언스) 기구가 있어야 합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7년 말 최고경영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준법경영 의지를 전달했다. 기업이 법을 준수하며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김 회장은 왜 이런 견해를 밝혔을까.

2018년 초 김 회장의 신년사에서 그 이유는 명확하고 단호하게 그룹 전체에 전달됐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은 이익만이 그 가치를 평가 받을 것입니다. 손쉽게 이윤을 얻는 행위는 단기적으로 재무적 이익으로 포장될 수 있지만 결코 지속가능한 시장 경쟁력이 될 순 없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늘 어렵더라도 바른 길,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며 함께 멀리 걷는 협력의 길이어야 합니다."

한화, 강력한 준법 의지…외부 전문가로 내부 개선

한화그룹은 그해 5월 내부의 준법윤리경영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 위원회의 독립성은 김 회장 본인에게도 예외없다. 그룹 전체의 준법경영 정책을 바로세우기 위한 강력한 조치다.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전체의 준법정책 수립과 함께 각 계열사의 이행 여부 또한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드러나면 업무 자문과 지원을 통해 개선을 이끌어낸다.

이 위원회의 전담자는 56명이다. 연관업무 전문인력 62명도 위원회 지원을 위해 겸직자로 뒀다. 총 118명에 달하는 준법인력 운영은 그룹의 어떤 지원조직보다도 많은 숫자다. 준법경영에 대한 김 회장의 의지가 얼마나 강하고 진정성있는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홍훈(가운데, 전 대법관) 한화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12월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정구 전 성공회대 총장과 조홍식 전 서울대 법학대학원장.[사진=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첫 작품은 경영기획실 해체였다. 그룹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책임경영 기반 마련,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영기획실을 해체해야 한다는 게 위원회의 권고였다.

경영기획실은 오랜기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으나, 총수일가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다는 일부 비판을 받아왔다. 경영기획실 해체 이후 (주)한화가 최상위 지배회사로서 최소한의 그룹 대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이후 한화 임직원의 컴플라이언스 의식 제고, 자발적인 준법경영 시스템 구축(하도급법)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고 업무를 수행중이다. 주주권익보호를 위한 그룹의 모든 상장계열사에 전자투표제도 도입했다. 재계순위 10위권 내 그룹 중 전 상장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것은 한화가 유일하다.

위원회의 외부 위원인 조홍식 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과거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업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현재는 준법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며 "컴플라이언스 업무가 단순히 법규 준수를 넘어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준수, 나아가 이들 윤리규범을 담은 기업의 행위규범 준수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올해 초에도 준법경영 메시지를 이어갔다. 내부의 관점이 아닌 외부의 냉철한 규범적 시각으로 기업활동을 돌아보고 평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는 우리 한화를 영속적인 미래로 나아가게 할 든든한 두 바퀴"라면서 "모든 업무들은 언제나 안전과 준법경영, 이 두 가지의 완벽한 실천으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준법경영 요구에 부합하지 않으면 한화의 미래는 없다는 게 김 회장과 한화 경영진의 믿음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현대차그룹, 엄격한 준법 관리…LG·롯데 준법시스템 정착중

현대차그룹은 재계 주요그룹 중 준법경영 시스템이 잘 정착된 곳이다. 사안에 따라 외부 로펌 등의 법률자문을 수시로 구하고 컨설팅 의뢰도 마다하지 않지만, 무엇보다 엄격한 조직관리를 통해 법적 리스크 방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단적으로 그룹 맏형인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2년부터 준법지원제도를 도입해 확장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전 계열사에도 시행중이다. 경영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진=뉴스핌DB]

현대차의 준법경영 시스템은 큰 틀에서 3가지 방향이다. 조직적 측면에서 ▲준법지원조직 운영을 내실화하고 ▲현업부서의 준법역량을 강화하며 ▲준법문화의 전사 확산을 통해 법 위반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위해 다양한 준법지원활동이 운영되고 있다. 준법지원책임자 제도, 준법자가점검 실시, 준법가이드라인 제작, 준법교육 등이다.

준법지원책임자는 소속부서의 준법통제를 수행해 회사가 관련 법률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담당자를 의미한다. 2017년부터 각 부서의 장을 준법지원책임자로 지정해 전 임직원이 외부 기업법률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관련 법률을 준
수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준법자가점검도 실시 중이다. 준법자가점검은 부서 맞춤형 체크리스트를 통해 개별 법 영역에 대한 점검을 시행하는 것이다. 부패, 청탁금지, 고객개인정보 및 영업비밀 영역을 점검하고, 지점 맞춤형 체크리스트를 개발해 전 지점 대상으로 일괄 점검을 한다. 지난해부터는 지식재산권, EU 개인정보보호법(GDPR) 등 점검 대상 법 영역 및 부서를 확대해 시행중이다.

준법가이드라인은 업무수행시 반드시 알아야 할 관련 법령의 주요내용과 대응방안을 담고 있다. 2018년에는 국내 9개 법 영역 39개 준법가이드라인을 발간해 배포한 바 있다.

무엇보다 준법교육은 현대차가 공을 많이 들이는 부분이다. 구성원들의 준법의식이 높아져야 준법경영의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어서다. 준법 일반교육, 준법 전문교육, 온라인 준법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현황, 법 쟁점 등을 담당자들이 공유하고 습득하도록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LG그룹은 정도경영의 철학아래 각 계열사별 윤리경영 고삐를 바짝죄고 있다. 특히 다양한 준법 실천·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상생차원의 협력사 준법공유 프로그램도 많다.

앞으로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확고히 다지는 시기가 오면 LG만의 정도경영은 글로벌 시대에 발맞춘 발전방향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한편, 롯데그룹도 외부에 내부 감시를 맡기는 등 엄격한 준법경영을 시행 중이다. 특히 '형제의 난'이 불붙던 2017년 4월에 출범한 롯데컴플라이언스위원회(위원장 민형기)는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의 앞선 모델이기도 하다.

롯데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차원의 지원팀 규모만 140여명에 이르며 사내외 준법 정착을 위해 신동빈 회장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ikh665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집사' 김남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김남준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진심으로 이재명을 위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해 총선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로서 확고한 리더십을 확립하면서 '이제는 민주당 의원 170여명 모두가 친명(친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때도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안위와 향후 행보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진짜 이재명의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렇기에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선택에 매번 신중하고 우려스러운 시각을 나타냈었다. 일례로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연임을 반대했다. 지난해 6월쯤 당내 기류는 '리더십이 공고한 이 대통령이 한번 더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참모인 김 실장은 "당을 위해선 연임을 하는 게 맞겠으나 본인(이재명)의 대권을 위해선 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었다. 조기대선을 예상할 수 없던 그 시점에는 연임하는 당대표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까지 책임질 각오를 해야 했다. 이미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성공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굳이 연임해서 지방선거라는 변수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게 김 실장의 시각이었다. 김남준 제1부속실장. [사진=김남준 SNS]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참전하는 것도 반대했다. 대신 원외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이 너무 일찍 국회에 입성하면 이미지나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클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오로지 '대통령 이재명'이 되는 데 유리한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한 것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이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를 고민하면서 온화하고 무게감 있는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애썼다.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때 이 대통령의 강한 이미지가 두드러진 만큼 대통령으로서는 신중함을 강조하려고 뒷받침했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이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못남기도록 비밀번호를 바꾼 일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에 능한 이 대통령이 밤 늦은 시각에 '날 것 그대로'의 발언을 올릴까 우려해서다.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한 이 대통령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짧은 공중파 방송 인터뷰보다 1시간 이상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유튜브 방송에 이 대통령이 출연하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성남 지역 케이블방송 기자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 지는 10여년 정도 됐다. 2014년 재선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성남시 대변인 자리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을 때는 경기도청 언론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국회에 입성해서도 김 실장은 의원실 보좌관, 정무조정부실장 등을 역임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번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선 후보 일정팀 선임팀장을 맡았다. 언론인 출신인 만큼 언론 소통을 총괄해왔다. 국회 기자들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수사와 재판을 취재하는 법조 기자들도 김 실장이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력 좋은' 이 대통령의 일정을 보좌하느라 계엄 직후인 올해 초에는 한동안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업무를 보기도 했다. 김 실장이 담당할 제1부속실은 대통령의 일정, 수행, 현안보고 등 대통령을 최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곳이다. 매 정권마다 대통령의 복심이 제1부속실장 자리를 맡아왔다. '문고리' 혹은 '문지기' 권력으로도 불린다. heyjin@newspim.com 2025-06-13 14:08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