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과학자 의견 빌어 "대유행병 거의 확실시 돼"
파이낸셜타임스 "중국 경제 충격, 한국 경제에 영향 크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汉)시에서 최초로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병(pandemic)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에 타격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베이징 전철역 입구에서 보건당국 직원이 승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2020.01.28 [사진=로이터 뉴스핌] |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현재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대륙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파악하진 못했으나 사람 간 전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재 독감처럼 번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신종 코로나는 현재 중국을 포함한 23개국에서 1만7000건의 확진자 보고가 나왔다. 전염성으로 볼 때 사촌격인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보다 빠르다.
안토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이사는 "신종 코로나는 매우, 매우 전염성이 있다. 거의 확실히 대유행병으로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출신인 토마스 R. 프리든 박사도 "시간이 지나갈 수록 이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 "독감과 같이 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멀리, 넓게 확산되고 치명적인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피터 파이어트 박사는 신종 코로나가 "사스보다 A형 독감처럼 번지는 듯 하다"며 "불과 1%의 치사율도 100만명당 1만명을 뜻한다"며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가 계절이 바뀌면 서서히 자취를 감출 가능성도 있다. 독감 등 많은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유행하는데 사스는 겨울에 발생했고, 메르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집단발병이 오는 6월까지 사라진다해도 가을에 재발할 가능성도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 신종 코로나로 중국인 소비 감소…경기침체 우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근 몇년간 둔화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로 중국인 해외여행 감소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서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인 여행객들은 현지에 오래 머무르며 많이 쓴다. 13D 글로벌 스트래테지 앤드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들은 평균 18일 미국에 머물렀으며 인당 약 7000달러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인 해외 관광이 줄면 소매, 식당, 사치품, 서비스 등 관광 관련 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 타격이 0.4%포인트(p)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성장률도 이와 비슷하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특히 한국에 타격이 크다. FT가 국제통화기금(IMF), ING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GDP가 1% 둔화할 경우 한국 GDP는 약 0.35%p 하락한다. 미국의 경우는 0.05%p 미만이다.
일각에서는 2003년 사스 사태 때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주춤했다가 이후 10%대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중국은 지금의 16%에 한참 못 미치는 전 세계 성장률의 4% 비중을 차지했고, 관광은 국내 유입이 대부분이었다. ING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성장의 부정적인 여파가 2003년 때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타격을 주는 것은 중국인 소비감소 뿐이 아니다. 후베이성은 제조사 납품업체가 몰린 지역으로 이곳으로의 여행제한은 출장과 공장 운영을 어렵게 한다. 중국 내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글로벌 기술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