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가 센터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교수 [사진=뉴스핌DB] |
이국종 교수는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병원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외상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교수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센터장 사퇴 이유에 대해 "(병원 고위층 모두가) 내가 그만 두는 것을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한다"며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의 외상센터장 임기는 아직 1년 가까이 남았으며, 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병원 고위층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직접적인 사퇴 의사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 교수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외상센터가 대한민국에 17개 있다. 아주대병원은 그중 가장 큰 규모의 외상센터며 지원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의 경우에만 해도 63억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그런데 정작 병원은 무슨 골칫덩어리고 적자의 주범처럼 취급한다"면서 "실제로 적자난 것도 아닌데 계속 그런 식으로 필요없는 조직처럼 여기는 병원에서 더 이상 외상센터를 운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우리 병원보다 (외상센터를)더 잘 운영할 수 있다는 병원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런 병원에서 운영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외상센터의 인력 부족과 예산 지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그는 병원 측이 권역외상센터 인력충원 예산으로 받은 국비를 다른 용도로 썼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최근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하는 녹취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의료계에는 파문이 일었다. 유 의료원장은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했고,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로부터 사퇴 요구도 받고 있는 상태다.
이 교수가 센터장 사임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난해 도입한 24시간 닥터헬기의 운영을 놓고, 도입 및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 구축해온 경기도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닥터헬기는 최근 독도에서 소방헬기 추락건으로 내려진 '비행중단' 조치가 해제되면서 오는 22일부터 본격적으로 24시간 상시 구조·구급 임무를 위한 대기상태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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