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北 ICBM 도발 국면 때 배치
한반도 주변 美 항모 총 3척…일본에 2척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NV 71)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2년 만에 재배치됐다. 미국이 대북 압박 강도를 지난 2017년 수준으로 다시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미국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USNI뉴스는 "루스벨트함을 기함으로 하는 제9항모강습단이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배치되기 위해 17일(현지시간) 모항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출발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루스벨트항모전단의 출항 사실을 밝히면서 "제9항모강습단은 국제법과 관례에 따라 해상 안전,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고 국제 파트너 및 동맹국과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증진하는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NV 71)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루스벨트함의 행선지를 '인도·태평양'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인도·태평양이 서부 태평양부터 인도양까지 포함하는 제7함대의 작전구역이고 한반도가 여기에 속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루스벨트함이 한반도 주변에 재배치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루스벨트함은 지난 2017년 11월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니미츠함(CVN 68)과 함께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했던 사실이 있다. 당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긴장감이 증폭됐을 때였다. 따라서 이번에도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대비해 루스벨트함의 재배치를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케빈 슈나이더 주일 미군사령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난 몇 달간 군사 태세와 레토릭(표현)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동북아에서 안보상 도전으로 가장 임박한 곳은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17년엔 김정은 정권이 탄도미사일 개발과 실험을 반복했는데 그런 상황이 다시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로써 한반도 주변에는 총 3척의 미군 항공모함이 배치된 셈이 됐다. 이번에 한반도 주변으로 작전 구역을 옮긴 루스벨트함을 비롯해 미국 해군이 일본 요코스카항에 배치한 로널드 레이건함과 일본 사세보에 배치한 아메리카함 등이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