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표 호조에 낙폭 제한…반도체주 강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을 주시하며 하락했다.
월가 투자자들은 지난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살된 이후 불안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중동 불안이 시장 판도를 뒤집을 대형 악재라는 판단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또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12월 비제조업부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로 11월의 53.9보다 개선된 점도 낙폭을 제한했다.
월가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119.70포인트(0.42%) 하락한 2만8583.68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9.10포인트(0.28%) 후퇴한 3237.18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88포인트(0.03%) 밀린 9068.58에 마감했다.
이란이 솔레이마니를 사살한 미국에 연일 보복을 다짐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재보복을 경고하면서 시장 불안감이 고조됐지만 전날 월가 트레이더들은 긍정적 펀더멘털에 더욱 주목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군의 보복 가능성으로 인한 긴장 고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선트러스트 프라이빗 웰스 수석 시장 전략가 키스 러너는 "시장보다 헤드라인이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투자자들이 이러한 (혼란의 시기를) 몇 번 거친 상황이며 오히려 지난해 급격한 상승장을 거친 뒤 조정 장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8.9%, 35.2% 오르며 6년래 최대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다우지수도 지난해 22% 넘게 오르는 등 선전했다.
바이탈놀리지 창업자 아담 크리사풀리도 "투자자들이 중동 긴장 고조에 무지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들은 솔레이마니 사망을 최근 이란의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과 같은 수준의 리스크로 보고 있다"면서, 하나의 리스크일 뿐 시장 판도를 뒤집을 충격적인 악재로는 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펜스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드라이덴 펜스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생산이 늘어난 점을 감안했을 때 시장이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인한 석유 시장 충격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별주 중에는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8% 넘게 뛰었고, 웨스턴디지털이 7% 가까이 올랐다. 증권사 코웬이 반도체 시장 회복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들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수준(market 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상향한 것이 호재가 됐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간체이스는 UBS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탓에 각각 0.7%, 1.7% 하락했다. 해당 애널리스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투자자들이 매수 시점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고, JP모간의 경우 시장수익률 상회를 위한 기준이 상향됐다고 밝혔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