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낙연 위해 전임 국회의장 대타 되는 격"
與 "이회창 전 감사원장·국무총리도 의원했다"
박광온 "삼권분립? 판사 출신도 국회의원 한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여야는 7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 여부와 전직 국회의장이 국무총리로 일하는 것이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냐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진행된 청문회는 약 한 시간 가량 자료제출 여부로 신경전을 벌였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료제출과 관련해서 정말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0.01.07 kilroy023@newspim.com |
이에 정 후보자는 "나의 자료 제출률이 부실한 축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료 제출 관련해서 정 후보자는 720건 중 437건을 제출해 제출률이 60.7%"라며 "전 총리들 중 이낙연 85.8%, 황교안 78.7%, 이완구 53.9%, 정호원 65.7%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 다시금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통계가 혼재됐다"며 "황교안은 44.1%, 이완구 40%였고 정세균 후보자는 72.1%에 이른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자료제출 관련 공방이 한 시간 가량 이어지다 본 질의에 돌입했다. 본질의에서는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부터 제기됐던 삼권분립 훼손에 관한 이야기가 공방의 핵심을 이뤘다.
야당은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이 국무총리로 일한다는 것은 집권 여당이 행정부의 견제를 포기한다는 선언과도 같다며 삼권분립에 위배된다고 지적한 반면 민주당은 헌법과 국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한국당 소속 나경원 위원장은 "의장을 지낸 사람이 총리 후보자로서 오늘 우리에게 인사 검증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의회의 중요성을 대폭 떨어뜨려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런 이례적인 일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선례"라고 꼬집었다.
김상훈 의원도 "의장을 지낸 사람이 행정부 2인자인 총리 후보로 지명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하고 헌법 정신에 비춰볼 때 굉장히 유감"이라고 의사를 밝혔다.
뒤이어 김현아 의원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대선지지도 여론 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정치복귀를 위해 전임 국회의장을 대타 삼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구도를 보고 너무 불쾌하다"고 쏘아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무총리(정세균) 후보자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20.01.07 kilroy023@newspim.com |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판사와 같이 사법부 인사가 국무총리를 지내는 것도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행위란 논리로 반박했다. 아울러 행정부와 의회 모두에서 역할을 했던 해외 사례도 열거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의장을 한 사람이 총리를 하는 것이 삼권분립 위배면 판사 출신은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되지 않느냐"며 "이 논란은 부질없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은 "이회창 전 감사원장·국무총리도 국회의원을 했다"며 "입법 사법 행정을 모두 넘나든 사례"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또 "멀리갈 것 없이 한국당 대표가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한 후 입법부에 진출하려고 하지 않느냐"며 "해외에도 자크샤방 대통령 총리가 의장으로 옮긴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도 삼권분립 논란에 대해 "삼권분립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내가 알고 있는 삼권분립은 국회는 입법하고 행정은 집행하고 사법부는 적용하는 곳"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삼권분립은 이처럼 기능의 분리"라며 "누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느냐의 문제인데 이것은 입법부에 속한 사람은 사법과 행정에 못가는 인적 분리를 의미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다만 "국회 구성원들이 전직 국회의장에 대한 청문회를 하는 경우에 불편할 수 있어서 총리직 제안을 주저했고 고사를 했다"면서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다면 격식을 따지는 것보다 성과를 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이기에 수락하게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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