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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기자방담] '실세 장관' 박영선 취임후 확 달라진 중기부 위상

기사입력 : 2019년12월30일 16:50

최종수정 : 2019년12월30일 22:12

"정치인 출신..총선 출마 여부 등 향후 행보 주목"
"'DNA코리아, 자상한기업들 , 가치삽시다 등 정책브랜딩 탁월"

[편집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면서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현장 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슈별로 SNS 방담을 진행했습니다. 기자들이 본 2019년 함께 하시고, 내년에는 좋은 일이 가득하길 기대해봅니다.

[서울=뉴스핌] 김양섭 박진숙 민경하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소상공인 정책 등을 총괄하는 부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에서 '부'로 승격돼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인 부처라는 평가도 있다. 초대 장관인 홍종학 장관을 거쳐 2019년 4월 박영선 장관이 취임했다. 국회의원 4선 출신이다. 때문에 그에겐 '실세'라는 말이 취임 전부터 따라붙었다. 뉴스핌 산업2부 중기팀 기자들(김양섭, 박진숙, 민경하)은 '실세 장관'이라는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방담'을 연말 기획기사로 담았다.

김양섭(김): '실세' 장관 얘기는 취임 전부터 많이 나온 얘긴데, 이번에 예산 증가된 것을 보고 다시 한번 '확인사살'을 한 느낌. 내년 예산이 31% 늘어나서 13조5000억 원인데, 이 얘기 좀 해보자. 어떻게들 생각해?

민경하(민): 부처끼리 업무를 조율하거나 정책을 연대할 때 박영선 장관의 '우먼파워'가 돋보입니다. 스마트공장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을 중기부 내에 신설한 점도 그렇고 소·부·장 강화 대책의 핵심이었던 강소기업 100 정책도 그렇습니다. 부처 승격 3년차 막내 부처인 중기부가 여러 부처 사이에서 중심에 서는 모습이 박 장관 취임 이후부터는 뭔가 낯설지가 않습니다.

박진숙(박): 강소기업100이나 스마트공장 이런 것도 일본 규제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연결해서 이목이 집중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년 예산이 늘어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ㅋㅋ 중기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일들도 대기업이나 금융위 등과 연결해서 잘 추진하고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중기부와 삼성전자, 중소기업중앙회의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공고'에서 SBB테크가 제1호 지원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여기가 일본에서 생산·공급하는 하모닉 감속기를 국내 기술로 양산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에요. SBB테크는 협약식 진행 내내 삼성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삼성을 치켜세웠고, 박영선 장관도 삼성이 도와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데 중기부가 중재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거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2019.12.27 ssup825@newspim.com

김: 중기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확실히 일이 많아졌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이게 꼭 부정적인 의미는 아닌거 같고, 대체로 실세 장관이 헤드인 것을 좀 반기는 느낌. 기자들 입장에서도 갑자기 자료가 팍 나오고, 없던 일정이 갑자기 생기는 것도 많다 이런 느낌도 좀 있고. '정치인 출신' 에서 오는 어떤 특징 같은 것도 있는 듯. 총선에 나가냐 안나가냐 이게 계속 말이 많았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정황상 불출마로 가닥이 잡히긴 했지만, 명확하게 또 입장을 밝힌 적도 없잖아? 이건 12월 19일 버전인데..'총선 불출마로 알려졌다 이런 표현들로 기사들이 나오는데, 불출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으면 되냐'고 질문했는데, 답이 여전히 명확하진 않으시더라고. '아이..근데 그게 아직 결정된 게 아니에요' 이게 답변임.

민: 박 장관은 일찌감치 불출마로 가닥이 잡혔다는 얘기들이 나왔었고 윤건영 실장이 구로 을 나온다는 얘기 나온 것도 봤었는데요. 최근 기사 나온거 보니까 윤건영 실장이 또 문재인 대통령 고향인 양산으로 나올 수 있다 이런 내용도 있고 그렇더라구요. 박 장관이 3번이나 당선됐던 구로 을에 누가 나올지도 궁금한 사안입니다.

박: 박영선 장관 총선 출마설이 한창 대두됐던 시기에 중소‧중견기업 관련 협회장 등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때 임원진들이 "박 장관이 이렇게 이렇게 해야 무난하게 차기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진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놀랐습니다. 이후 들었던 여러 호사가들 얘기를 종합하면, 박 장관이 총선에 미련이 남아있지만 여건 상 차기 서울시장을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는 분위기네요. 아무튼 총선은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못' 나가는 거라고. 그리고 서울시장 이후 대선 출마라는 큰 뜻이 있을 거라고요.

김: 하여튼 여러모로 빅픽처를 그리고 계실 듯 ㅎㅎ. 아무래도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 뭐라 그럴까 보여주기식 행정이나 이런 얘길 하는 분들이 주변에도 좀 있던데..어떻게들 보시나.

민: 저번에 9번째 자상한기업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 선정됐을 때 조금 의아했습니다. 협약 내용은 주요 철도역사 내 스타트업 라운지 5개소 구축, 여성벤처기업인 위한 어린이집 3개소 운영 등이었는데요. 다른 자상한기업 협약식에 비해 행사 규모를 너무 크게 해서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초대공연도 너무 화려하고 모객 때문에 부른 대학생들은 졸고 있고 막 스위치 누르면서 현수막 떨어지고. 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협약내용도 뭔가 이전에 비하면 실효성이 높아보이지는 않았는데 굳이 9번째 자상한 기업으로 급하게 선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박: 저는 사실 6호 자상한기업으로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선정된 것도 좀 그랬습니다. 소프트뱅크밴처스는 창업투자회사인데, 일본 최대 IT 회사 겸 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니까요. 지난 9월 협약식에서 박영선 장관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찾아서 프레젠테이션 했는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라고 언급했다고 말하더라고요.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자발적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긴 합니다만, 일본 규제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굳이 일본계 기업을 자상한기업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해서요. 중기부는 '강소기업 100'에서 도키멕 관련 해명을 하면서 소프트뱅크벤처스를 언급했는데, 일본계 자금이 들어와 있다고 해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 개인적으로는 치맥데이 이런것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번에 중기부가 대한상의랑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 P2P금융법 통과 기념으로 치맥데이를 한번 했었는데요. 정말 좁고 얘기도 잘 안 들리고 말 그대로 치맥만 먹다가 왔습니다. 치맥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눈다기 보다는 500cc 맥주잔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한 느낌이랄까요. 박 장관이 없는 시간까지 쪼개서 현장행보를 늘려나가는 것은 대단하고 칭찬받아야할 일이지만 가끔은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행사도 종종 있었습니다.

김: 그리고 강소기업100 선정하는거, 이것도 기술보증기금(기보)에서 하는건데 이번에 '국민심사배심원' 이런 의견을 반영했는데 기보 내부에서도 이걸 두고 '포퓰리즘'이라는 반대 의견들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강소기업 선정에 왜 비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이 돼야 하느냐 뭐 이런 거지.

민: 근데 또 박 장관이 정치인 출신, 기자 출신으로서 가지는 장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가 좋고 기억에 남는 용어를 되게 정말 잘 만듭니다. 정책의 브랜딩이랄까요. DNA(Data Network AI)코리아, 자상한(자발적 상생하는)기업, 연결의 힘, 관점의 이동, 가치삽시다, 브랜드K 등등. 진짜 한번 들으면 기억에 오래 남는 것들이 많습니다. 아이디어가 되게 좋은 것 같습니다.

김: 나도 용어들 나오는 거 보면 상당히 아이디어들이 좋다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음. 소상공인 얘기가 나왔으니 또 얘기를 이어가보면,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이 정치 참여 이런 액션을 취해서 이게 갈등이 있었잖아? 지금은 뭐 박 장관이 확실히 승기를 잡은 느낌이지만. 결국 예산 얘기들 나오면서 상황이 정리된 거 아닐까 싶은데.

민: 예산 문제보다는 사실 여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계속 박 장관이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 이런 워딩을 했는데 결국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최승재 회장 입장에선 마땅히 강력하게 밀고 나갈 명분이 좀 없어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을까…싶습니다. 원칙을 세워놓고 대화를 진행하는 모습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9월 5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정장 창당 선언을 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와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와의 첫 자리인 9월 19일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점 개관식'에서 최승재 회장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90도로 굽히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2019.12.27 justice@newspim.com

박: 소공연이 정치 참여 정관 개정 추진 취소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게 지난 5일 '2019 초정대상 및 목민감사패 시상식'때였습니다. 시상식 직전에 같은 곳에서 '소상공인연합회 2019년도 제3차 임시총회'를 했는데 이때 '정치참여 금지' 조항 정관변경 허가 요청을 철회했다고 했거든요. 이때 박영선 장관의 파워를 다시 한 번 느꼈는데, 같은 날 오전 '강소기업 100' 선정 최종평가 현장에서 박 장관이 소상공인연합회 송년회에서 중요한 발언이 나올 거라고 했습니다. 때문에 정관 개정 철회 관련 박 장관과 최승재 회장이 사전에 논의했던 것 아니냐고 볼 수 있는 거죠. 제가 연합회 쪽에 물어보니, 사전 논의 없었다면 박영선 장관이 그렇게 말했겠냐며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사실 기자들은 시상식에서 이런 말을 들으니 좀 어이없어 했지만…박영선 장관 승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민: 박 장관이 여러 중소·소상공인 단체들을 잘 상대한다는 느낌입니다. 이전의 중기부는 뭔가 단체들과 항상 갈등이 많고 또 만나는 단체만 만나는 느낌이었는데요. 그런 부분이 없어졌습니다. 애로사항·불만이 있으면 듣겠다. 만나서 대화하자. 이런 느낌이랄까요. 안 되는 건 안된다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되는 것은 확실히 챙기는 부분이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 대한상의랑 상당히 밀접하게 일을 하시려는 그런 분위기도 있는 듯. 지금 대한상의가 예전의 전경련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박 장관이 대기업에 대한 스탠스를 정치인일 때와는 좀 달리 하는 듯. 송년회에서도 '대기업에게 잘못하면 야단치고 이런 방향이 아니고, 포용적 성장을 위한 상생. 상생을 통한 기업의 성장을 응원' 이런 코멘트를 하시더라고.

민: 이전과 달리 대기업쪽과 소통이 많고 접근 방식도 다른 게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이전 중기부는 대기업에 대한 민원이 나오면 불러놓고 야단치고 민원 해결하고 그런 중소기업의 대변인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박 장관은 대·중소기업이 좀 더 자발적으로 상생하도록 하는 선순환 유도 방식이랄까요.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지금처럼 더 좋은 사례를 발굴해서 대·중소기업 간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박: 스마트공장은 현재 일본 수출규제에 따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유망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기부와 삼성전자,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공고'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SBB테크가 제1호 지원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지난 9월 스마트공장지원 업무 협약식에서 박영선 장관이 삼성이 도와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삼성을 너무 치켜세워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전 장관들처럼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비판이나 야단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김: 박 장관이 항상 강조하는게 또 유니콘, 벤처, 판이 바뀌는 시대. 이런 얘기들 많이 하시는데 이번에 '컴업' 행사에 대해서는 어떻게들 평가하나.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11월 2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K-스타트업 위크 컴업 2019(컴업 2019)'의 모빌리티 세션에서 박재욱 타다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2019.11.29 justice@newspim.com

민: 전체적으로 1회 치고는 상당히 괜찮았다 이런 생각입니다. 처음으로 민·관이 협력해서 운영했다는 점이 많이 강조됐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행사와는 다르게 되게 창의적이고 참신한 타임테이블이 눈에 띄었습니다. 행사 진행에서 미숙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페스티벌 관람객 입장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제 개인적으로는 너무 외신용, 보여주기용이 아닌가 합니다. '컴업 2019 프레스데이'라고 컴업 사전 행사가 열렸는데, 마루 180과 팁스타운 인프라투어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외신 대상 행사라 전부 영어로만 진행하고, 한국어 통역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국내 언론은 이미 다 아는 내용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마루180의 경우, 아산문화재단에서 관리하는 거라 정주영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고, 기념품으로 정 회장 자서전 배포해서 기자들이 어이없어 했지요.  거기다 '배달의민족'과 '야놀자'가 국내 언론 대상 기업 투어는 취소했는데, 외신 대상으로는 진행하고 있더라고요. 다들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국내 언론 매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대부분 불만을 드러냈죠.

김: 행사 흥행 차원에서라도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을 섭외했을 필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예상밖으로 너무 없긴 하더라고.

민: 글로벌 거물급 유니콘 대표들이 키노트 스피치. 예를들면 우버나 에어비엔비 등등 해외 유명 유니콘 대표들이 세션을 맡았다면 정말 좋았겠다…라는 생각은 들었는데요. 그래도 1회 치고는 매우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가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그런 거물급 유니콘 대표들이 내년에는 초대를 받아줄지 모르겠습니다…ㅋㅋ

박: 외국인들이 많이 왔는데, 벤처캐피탈이나 외신 이런 느낌보다는 관광이나 구경 온 것 같은 느낌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다보니 발표 내용도 색다른 점이 없었고요. 키노트스피치에서 박재욱 타다 대표는 타다 규제가 한창일 때 발표를 하게 됐음에도 관련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전망과 같은 너무 형식적이고 평범한 얘기를 했습니다. 이건 오프닝 패널토크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제가 문외한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패널로 참가한 인물이나 기업이 처음 들어본 것들이 많았고, 기조연설이나 프리젠테이션도 사실 너무 평이한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민: 제가 컴업 현장에 있을때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이 방문했었는데요. 박 장관 초대로 왔다고 하더라구요. 주 부사장이 행사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정해진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행사장을 둘러본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날 현대자동차에서도 방문했었고… 대기업의 관심이 높았다는 건 그만큼 행사가 매력적이었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김: 난 중기부 실장님이 브리핑할 때 인도 매체분이 질문하면서 '관이 주도한 행사 중에 최고였다' 이런 말을 했던게 기억이 나는데, 진의인지 듣기 좋으라고 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전체적으로 나도 '1회 치고는 상당히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이런 생각. 벤처 관련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지만 최근 핵심 이슈 중에 하나가 '타다' 이슈인데 어떻게들 생각해? 중기부 역할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민: 사실 타다 이슈만 놓고보면 아쉽습니다. 박 장관 특유의 파워가 발휘됐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다 이슈는 단순히 벤처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닌 벤처업계, 특히 모빌리티 업계에 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벤처기업계 주무부처 중기부 목소리가 타다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나름 유니콘 10개, 세계 6위 국가인데 여전히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유니콘이 나오기가 힘든 현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일대에서 열린 2019 사랑의 몰래 산타 출정식에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2019.12.24 dlsgur9757@newspim.com

박: 제가 보기엔, 택시 업체들의 승차 거부나 불편, 불친절함 때문에 타다가 그 대체제로 부각되면서 인기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타다도 무면허 택시나 렌트카 사업에 앱을 더한 꼼수 서비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박 장관도 입장을 밝히긴 했지. 박 장관이 '붉은 깃발법' 이런 얘기들 하면서 명확하게 타다쪽 사이드라는 스탠스는 보여줬는데, 다른 사안과 비교했을 때 어떤 강력한 역할이 없었던 것은 사실인 듯. 꼭 타다가 아니더라도 차량공유 이슈는 앞으로도 여러 각도에서 계속 나올텐데..택시업계 종사자들이야 본인들 이익이 걸려있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포퓰리즘 유혹에 빠지는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은 정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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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이낙연, 대선 출마 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4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느 것이 이 시점에 국가에 더 보탬이 될까를 판단해서 늦기 전에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뉴스핌TV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출마를 하건 누군가를 돕건, 아니면 그것도 하지 않건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잘 선택을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 전 총리는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와 대통령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서 파멸이 온 것"이라며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한 개헌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고 하면 공수가 뒤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은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지 않고 웰빙을 위해 사는 사교 클럽 같고 민주당은 대중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는 사교집단 같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침몰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파기환송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뉴스핌의 이재창 정치 전문 기자입니다. 오늘은 특별 인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님 모시고 조기 대선 정국과 한국 정치의 병폐, 나아갈 방향 그리고 개헌 문제 등 다양한 정국 현안 문제에 대해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낙연 전 총리) 네 감사합니다. -(이 기자) 요즘 화제가 된 총리님 유튜브 영상으로 얘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총리님이 개헌연대 국민회의에서 한 연설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오늘 제가 들어오기 전에 보니까 113만을 돌파했습니다.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총리님도 놀라지 않으셨어요? -(이 전 총리) 놀랐어요. 바로 첫날 50만 명을 돌파하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했죠, 굉장히 어리둥절했습니다.제가 처음 한 얘기도 아니고 평소에 계속 해 왔던 얘기인데 그것이 좀 정리돼서 알려지게 되니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우리 국민들이 어떤 걱정, 어떤 목마름이 있길래 저같이 보잘것없는 연설에 이렇게 많이 관심을 보여주셨는지 감사하고 또 책임도 많이 느낍니다. -(이 기자) 그날 연설에서 정치 개혁과 사회 통합 그리고 위기 극복 방안 등 상식적인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그 연설에 왜 그렇게 대중이 좀 열광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이 전 총리) 상식에 목말라 계셨던 것 아닌가 싶어요. 대중들이 다들 느끼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현실 정치에서는 자기 쪽은 잘한다고 하고 상대방만 욕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은 양쪽 다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데 정치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뭐랄까요? 갭이랄까 괴리가 있어 제가 말씀드린 것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기여한 것 같아요. -(이 기자) 위기 극복과 정치 개혁, 사회 통합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힘을 합하겠다, 협력할 수 있다 고 개헌 연대나 제3지대 연대를 시사했는데 어떤 특별한 구상을 가지고 계신지요? -(이 전 총리) 그날 얘기를 했었지요. 위기 극복, 정치 개혁, 사회통합 이 세 가지의 과제를 말씀드리면서 각 과제마다 두 가지씩의 구체적인 과제 를 말씀드렸어요. 위기 극복에서는 첫째는 대미 관세 협상을 포함한 주변 4강국과의 관계 안정화 그리고 또 하나가 사법부의 신뢰 회복, 두 번째 정치 개혁은 개헌과 양당의 현재 행태에 대한 비판 그걸 고쳐야 한다. 세 번째 사회통합에서는 통합형 지도자가 필요하고 통합형 정치가 필요하다, 두 가지씩 주었는데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얘기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그냥 누구니까 도와달라 누구 미우니까 도와달라, 그런 식의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도 강하게 비판하셨죠. "방탄 외에 3년간 한 일이 뭐냐"고 강하게 비판하셨는데요. -(이 전 총리) 방탄 말고 딴 것도 했겠죠. 그런데 방탄을 위해서 워낙 기상천외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다 보니까 그것만이 국민들 기억에 남게 되는 거잖아요. 한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하나는 입법 폭주가 있어요. 허위사실 공표죄가 문제가 되니까 그건 뭐 선거법에서 빼버리자라든가 또는 배임죄를 없앤다거나 제3자 뇌물죄가 어떻다든가 이런 식의 과잉 입법 그리고 예산 삭감도 액수 자체는 4조밖에 안 되지만 하필이면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활비 특공비 이것만 전액 삭감했어요, 굉장히 기분 나쁘게 하는 거잖아요. 일부러 의도했던 것처럼 그렇게 비친단 말이에요. 게다가 뭐니 뭐니 해도 30번에 육박하는 탄핵 시도, 이건 완전히 정부를 마비시키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워낙 강렬하게 인상에 남고 또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다 보니까 다른 것이 덮인 거지요. 그래서 탄핵 말고 국민을 위해서 한 일이 뭔지 스스로 설명해 봐라 하는 질문을 했었죠. -(이 기자) 대법원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자마자 회의를 계속 연이어서 열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재판에 속도를 내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요. 대법원 확정 판결이 선거전에 나올까요? 그리고 그게 대선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전 총리) 제가 선거법 재판 2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글을 쓴 적이 있어요. SNS에 발표했는데 그대로 됐습니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제 예언이 적중했다고 그러는데 점쟁이는 아니고요.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께서 왜 정치에 관여하려고 하느냐 이런 식으로 경계망을 치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것 아닌가 싶어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이 무너졌거든요. 그것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는 대법원장님 나름의 절박한 마음이 있었지 않나 싶어요. 정치에 또는 선거에 영향을 안 주는 것도 미덕일지 모르지만 그런 자세 때문에 사법부 불신이 이렇게 생긴 것 아니에요.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님 전임 대법원장 시절입니다마는 대법관 매수 의혹이 번졌는데 아무 조사도 없이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법원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퇴 파면 여부를 상당히 신속하게 절차적인 시비를 받아가면서까지 8 대 0 전원일치 파면이라고 결정해서 굉장히 국민들의 수긍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헌재에 비하면 대법원은 많이 점수를 까먹었어요. 그동안에는 정치적 사건만 놓고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법원은 이재명 대표 심판 이런 일을 맡았다. 그러면 법원 쪽은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질척거리는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판결이 이상하다 이런 것들을 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마도 대법원장님 입장에서는 떨어진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제가 법원의 일을 함부로 예측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지만 파기환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기자) 만약에 파기환송이 나온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전 총리) 여론에는 영향을 주겠죠. 그러나 출마 자격을 당장 빼앗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으로서는 그 선으로 가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이제 고민이 있습니다. 파기환송이면 다시 고등법원 갔다가 다시 대법원까지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이라고 그럴 거란 말이에요. 이 무죄 추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죄 추정 말하는 거 좀 염치없는 짓 아닌가요? 과거에는 기소만 돼도 출마를 못 한다거나 1심 유죄 판결 받으면 출마를 못 한다거나 이랬었어요. 그것이 그 당시에 무죄 추정을 몰라서 그랬겠습니까? '일반 국민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갖겠습니다' 이런 다짐 아니었겠어요? 그런데 그냥 재판을 마냥 미루면서 무죄 추정을 가지고 영업을 한단 말이에요. 그건 정말 염치없는 짓이라 생각해요. 원래 무죄 추정이라는 것은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권력자들이 무죄 추정을 가지고 그 방탄을 삼으려고 그러는 건 거듭 말씀드리지만 몰염치한 짓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실용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자기는 대통령이 되면 이념에서 탈피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장관도 기용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이 전 총리) 그분의 말씀은 잘게 떼에서 보면 다 그럴싸한데 모아서 보면 앞뒤가 안 맞아요. 예를 들면 친일파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헌법재판관들 누구 누구 을사오적 되지 마라 또 조금 마음에 안 들면 이완용이다 이렇게 몰아가고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또 친일파 문제 삼지 않겠다 그러면 어느 쪽 말을 믿어야 되는 것이냐 그런 의문이 생기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 민주당 내에 극좌 세력을 공천으로 다 정리했다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는 건데 그건 또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그 비명횡사한 사람들이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일 겁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뒤집어버리잖아요. 안타깝죠. 세금은 깎아주겠다고 하면서 돈은 많이 풀겠다고 말한다든가 이게 앞뒤가 안 맞는 얘기거든요. -(이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소됐어요. -(이 전 총리) 안타깝지요. 저는 결백하시리라 믿지만 꽤 오래된 일이 이제 하나씩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마는 현행 헌법 생긴 뒤로 8명의 대통령이 있었거든요. 8명 중에 4명이 감옥 갔고요. 2명은 아들이 감옥 갔고요. 한 분은 퇴임 후에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은 단 한 분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는데 그분마저 이렇게 되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기자) 지난 3년간 정치가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았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법안과 탄핵 등을 막 밀어붙였죠. 여권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이런 대결 정치가 결국은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쉬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죠. 거대 야당이 그 방법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과잉 입법 또 무리한 예산 삭감 또 줄탄핵 이런 것 등등으로 쉬지 않고 압박을 했는데 그런다고 해서 계엄으로 대처한 것은 그분의 미숙함이고 어리석음이지요. 대통령도 뭔가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오판을 한 걸로 보이는데요. 하여튼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사태 불행한 사태가 왔어요. 간단히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두 권력기관이 충돌한 거지요. 국회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거고 대통령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건데 둘이서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가지고 이런 파멸이 온 거지요.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저는 개헌을 주장했습니다마는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 그러면 이런 상태를 계속 끌고 가자는 얘기예요.잘못하면 공수만 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 그런 얘기 아니겠어요? 그런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지요. 그래서 이 기회에 말씀드리면 그런 불행을 끊기 위해서라도 개헌과 새로운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기자) 지금 대선전이 한창입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경선 후보가 거의 90% 안팎의 득표율로 사실상 후보 확정 수순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이런 느낌이고요. 국민의힘은 이제 4강이 결정된 상황인데 당내 일각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모두 비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이 전 총리) 양당이 모두 굉장히 병적인 거예요. 좀 과장되게 비판을 하겠습니다. 양쪽 다 사교하고 관계돼요. 국민의힘은 사교 클럽 같아요. 민주당은 사교 집단 같아요. 사교의 한문이 틀릴 겁니다. 예컨대 국민의힘은 뭐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질 않아요. 그냥 정치 자영업자들 그때그때 생계나 웰빙을 위해서 보따리 싸가지고 왔다가 때 되면 돌아가는 그런 식이예요. 민주당은 일반 대중의 생각이나 감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계속되면 불행은 계속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침몰할 거예요. 이번에 대선을 기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그걸 중도 혁명이라고 표현하던데요. 이름이 뭐든 간에 극단을 배제하고자 하는 혁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기자)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하실 생각이 있습니까? -(이 전 총리)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야 그냥 놀아도 좋은 나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마는 국가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이런 위기를 보고도 외면하고 혼자 안일함을 추구하면 그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기자) 국가적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제 파탄 난 정치가 아닐까 싶은데요. 근본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 전 총리) 올해 들어서 국제적인 평가가 이렇게 나왔어요. 미국의 포브스가 세계 각국의 국력 평가를 했는데 대한민국이 6등으로 나왔거든요. 1등 미국, 2등 중국 3등 러시아 4등 독일 5등 영국 6등 대한민국 7등 프랑스 8등 일본 9등 아랍에미리트 연방 연합 10등 이스라엘 이렇게 나왔을 거예요. 그건 해방 이후 80년 동안 온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아주 금자탑 같은 성취죠. 그런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EIU가 해마다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라고 평가받았는데 이번에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받았어요. 그 당시에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는 아시아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1등으로 뽑았는데 지금은 일본이나 대만한테도 밀리는 걸로 나옵니다. 또 하나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산하에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각국의 민주주의를 평가했는데 대한민국은 독재가 진행되는 나라로 분류해 놨어요. 이걸 다 합치면 국력은 세계 6위인데 민주주의도 떨어지고 독재가 진행된다. 이 얘기는 지난 80년 동안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이 성취를 정치가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작년 가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신 3명 중에 한 분의 책에도 한국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분이 이랬어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양대 정당이다. 도무지 타협할 줄 모르고 극단으로 가는데 왜 그러냐하면 양당 모두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기 마련인데 둘이 섞어놓으면 강경파가 이겨요. 양쪽 다 강경파가 이기다 보니까 강대강의 충돌만 생기잖아요. 그래서 이걸 정치인들의 각성으로 개선한다는 건 백일몽 같은 얘기일 거고요. 다당제로 가야 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마음대로 못하고 제3세력, 제4 세력의 동의를 얻어야만 정치가 이루어지게끔 하면 극단 대결의 정치는 끝날 수 있을 거예요. 삼김 시대, 그게 13대 국회일 겁니다. 4당 체제였는데 그때가 안건 합의 처리 비율이 가장 높았어요. 김재순 국회의장이 '이것은 황금 황금분할이다'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거든요. 안철수 씨 국민의당에 있었을 때 3당 체제, 그때도 합의 처리 비율이 높았어요. 그런데 이제 양당 체제가 되고 어느 한쪽이 지나칠 만큼 거대한 의석을 갖게 되면 힘을 주체를 못하고 힘을 써요. 그러다 보니까 날치기가 나오고 무리한 법이 나오고 그래서 정부는 또 거부권으로 대응하고 거부권이 30번이 넘었을 겁니다. 이게 말이 안 되죠. -(이 기자) 한때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당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의석 40여 석 가까이 좀 얻은 적이 있죠. 호남에서 돌풍도 일으켰고요. 안건 처리 비율도 높았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왜 이렇게 양당에 집착을 했을까요? -(이 전 총리) ox 문제에 지나칠 만큼 익숙해진 거죠.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고 마구 증오하고 적대하는 그런 문화가 생기면 그 어느 쪽엔가 속해서 가는 것이 편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좀 중재하려는 사람들을 무슨 회색분자다 사쿠라다 이렇게 모멸을 해버리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한민국 정치는 영원히 타협도 없고 그냥 강대강의 대결만 생긴다는 얘기인데 그 점에서는 우리 언론이나 우리 국민들도 조금 생각을 바꾸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자) 요즘 정치가 3김 시대보다도 훨씬 못한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3김 시대는 정치가 참 좋았었죠. 그때는 좋았는데 왜 지금은 나쁜가, 역시 리더십이죠. 지도자가 어떤 분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덕을 많이 봤죠. 그쪽에서 많이 죽을 쓰니까 이쪽의 잘못이 덮여지는 그래서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데  덕이 아니라 부담도 생겼을 거예요. 윤석열 정권을 겪고 나서 많은 국민들은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이걸 깨닫게 되신 것 아닌가 싶어요. 제가 최근에 그런 말을 하는데요. 어떤 친구가 저한테 해준 소리예요.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려면 보수는 보수해야 되고, 진보는 진보해야 된다, 그 말을 하더라고요. 무슨 얘기냐면 보수라는 게 지키는 건데 과거에 좋았던 것도 지키지 못하고 모두 파괴해서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나쁜 것만 더 득세하고 있다. 그래서 보수는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가치 이런 걸 지켜라, 그게 보수고 진보는 그들이 먼저 진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퇴보하고 있지 않냐, 당신들부터 진보해 봐라 그 얘기입니다. 그럴싸한 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 기자) 제가 언젠가 보수쪽 4선 5선 중진 의원들께 보수의 가치가 뭡니까? 답을 못해요. 보수의 가치를 모르는 분들이 보수 세력의 중심에 있으니 보수의 가치가 지켜질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보수는 품격 신뢰 이런 것이겠죠. 미국에서 재미있는 조사가 한 번 있었어요. 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어려운 사람이 도움을 청한다. 그 사람을 보수가 더 잘 도울까? 진보가 더 잘 도울까, 이런 조사를 했는데 보수가 더 잘 도운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뜻밖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설을 보면 진보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지 왜 내가 하냐라고 생각하고 보수는 이건 개인의 문제다. 내가 돕겠다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뭐든지 좋습니다. 좋았던 것은 지키고 퇴행적인 것은 시정하고 이래야 발전이 있을 텐데 그냥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고 특히 선거에 뭐가 더 이익이냐 이것만 생각하다 보면 한없이 상대 측을 적대하고 증오하고 모멸하고 이런 유혹을 떨칠 수가 없을 거예요. 그거 안 되려면 뭔가 좀 온건하고 합리적인 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걸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네 -(이 기자) 보수의 가치는 자유고 진보의 가치가 평등이죠. 그래서 보수는 자유시장 경제, 선택적 복지, 능력에 따른 기회 평등 등을 추구하고 진보는 평등이다 보니까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평준화 교육을 추진하잖아요. 그런데 보수는 그런 자유의 가치를 좀 많이 망각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정치가 올바로 굴러가려면 양날개가 온전해야지 나를 수 있는 건데 한쪽 날개가 망가지면 다른 쪽 날개도 망가져 파탄 나는 거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 정치가 그런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전 총리) 맞아요. 자유 말씀을 하셨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유를 무지하게 여러 번 외쳤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까 공허하게 끝나버린 거죠. 공연이 이념 전쟁만 불러일으키다가 끝나버린 것 아닙니까? 그래서 보수건 진보건 대단히 죄송한 얘기지만 공부 좀 해야 돼요. -(이 기자) 총리님은 요즘 술 드세요?  -(이 전 총리) 전혀 한 방울도 안 한 지가 한 9개월 정도 됐습니다. 건강상의 이유인데요. 제가 술 안 마시니까 국가 경제가 더 나빠진 것 같아요. 제가 2년 7개월 13일 국무총리 하면서 끝날 때쯤 막걸리협회 감사표를 받았잖아요. 밖에 나가서 자기 돈 내고 먹는 것은 통계로 안 잡히는데 총리 공관에서 예산으로 막걸리를 사오는 것은 통계에 다 잡히거든요. 통계에 잡힌 것만 보니까 막걸리를 2년 7개월 동안 99종류 6971병을 마셨더라고요. 행사용이지요. 그래서 그 업계에서는 굉장히 초기부터 유명해졌어요. -(이 기자) 제가 왜 이 질문을 드렸냐면, 요즘 여야 국회의원들이 밥도 같이 안 먹는답니다. 술은 고사하고 밥도 같이 안 먹으니 정치가 풀리겠습니까? 일각에서는 같은 당에 있어도 계파가 다르면 밥도 안 먹는대요. 정치가 망가진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제가 초선 재선할 무렵만 해도 국회 국정감사가 특히 야간에 많은데요. 그게 끝나면 밤 10시든 11시든 한잔씩 하고 헤어지거든요. 그냥 삼삼오오 이렇게 어울리는데 당과 관계없이 제일 선배가 술값 내주고요. 그리고 이 의원 오늘 좋았어 뭐 이렇게 칭찬해주면 좋잖아요.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된 거 참 안타깝지요. 제가 총리할 때 야당 지금 국민의힘이죠. 야당이나 여당이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1년이라서 원내대표가 바뀌면 그 원내 부대표들도 바뀌어 가지고 10여 명씩의 단체가 생기잖아요. 민주당은 제가 초청하면 다 오셨는데 국민의힘은 2년 7개월 동안 원내대표가 세 분 나왔어요. 김성태 원내대표만 저의 초청에 응해주고 나머지 두 분 얘기할까요? 나경원 정우택 원내대표는 거절해 버리더라고요. -(이 기자) 그게 그렇게 힘든 걸까요? 이런 퇴행적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사실 정치 개혁이라는 게 너무 공허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밥도 못 먹는데 무슨 쟁점 현안에 대해서 절충하고 타협이 되겠어요? -(이 전 총리) 지금 양당제인데요. 저는 4당 체제쯤 됐으면 좋겠어요. 보수도 온건파 정당이 생기고 진보도 합리적인 정당이 생기고 그래가지고 완충지대가 있으면 좀 나아질 것 같다 생각하고요. 총리가 저녁 먹자는데도 안 오는가 그런 것을 죄악시하는 문화가 있어요. 자기들끼리만 어디 우물에 갇힌 것처럼 자꾸 생각을 그쪽으로 몰아가고 자기들끼리 또 확인하고 그러니까 점점 더 괴상해지는 거죠. (하)편에서 계속   leejc@newspim.com 2025-04-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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