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보통주로 전환…공모가 대비 61% 올라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아모레G3우(전환)가 상장 첫날 강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의 경영승계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아모레G3우(전환)는 오후 2시 11분 현재 시초가(5만2400원)보다 1300원, 2.48% 오른 5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 3만3350원 대비로는 61.0% 높은 가격이다.
앞서 아모레G는 지난 10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 주당 2만8200원에 신형우선주 709만2200주를 발행해 2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확정 발행가액은 3만3350원이다. 신형우선주는 10년 뒤 1대 1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된다.
아모레G는 이번 유증 목적에 대해 자회사 지분 확보를 통한 지배력 강화, 오설록 출자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경영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 등에서 우선적인 지위를 인정하는 주식인데, 아모레G3우(전환)는 발행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보통의 우선주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 주식 2000억 원어치 매입은 현재 보유 지분 35.4%에서 향후 37.7%로, 지분율이 2.3%p 증가하는 데 그친다. 40%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치"라며 "사실상 총수 일가의 지분을 고려하면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지배력은 현재도 충분히 의심할 수 없는 사안으로,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지분 매입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결국 목적은 승계다. 10년 뒤 보통주 전환이 핵심이다"라며 "2006년 발행한 아모레G2우B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서민정 씨에게 증여한 전환우선주다. 2016년 12월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서민정 씨가 아모레G 2.93%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사한 사례로는 CJ4우(전환)가 있다"면서 "우선주는 평균적으로 보통주 대비 30~40% 할인된 값에 거래되기 때문에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는 신형우선주를 싼값에 매입해 향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