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 주식과 원유,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 국채와 금이 이례적으로 동반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와 유가는 올해 모두 10% 이상 올랐고, 미국 10년물 국채 가격도 오르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지난해 말 2.7%에서 1.934%로 떨어졌다. 금 현물 가격은 올해 16% 가량 오르며, 2010년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월가를 가리키는 도로 표지판 뒤로 크리스마스트리가 조명을 밝히고 있다. 2019.12.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처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은 1984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 경제와 무역전쟁에 대한 전망이 혼재하면서 이같은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 진전이 보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올해 세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 위험자산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편 세계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가 여전하고 무역 갈등이 다시 촉발될 위험도 지속되고 있어 안전자산 수요도 줄지 않고 있다.
올해에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대부분 빗나갔다. 당초 국채 수익률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별안간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무역긴장이 고조돼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사상최저치까지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은 12월 들어 상승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1년 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한 당초 대다수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의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상당수 투자자들은 이러한 동반 랠리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경제 전망이 개선되면서 결국 국채 매도세가 촉발돼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연말로 갈수록 마이너스 금리(서브제로) 국채 규모가 크게 줄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대폭 완화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3월 이후 처음으로 제로를 상회했고, 미국 10년물 금리는 1.92%로 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 여름 17조달러에 달했던 서브제로 국채 규모는 현재 11조달러로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WSJ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변동성이 더욱 극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월가의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50% 떨어지며 역대 최대폭 하락했으나, 일부 투자자들은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격변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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