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0% 기대…투자 시점은 '1분기'
발행 확대는 부담이나, 기관·외국인 투자 수요도 탄탄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2020년에도 완만한 채권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주요 증권사들은 예상했다. 경기와 물가 둔화로 인해 기준금리는 한차례 인하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채와 지방채 발행이 증가하겠지만 외국인 투자 확대 등으로 수급 부담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3분기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투자수익률(연환산)은 4.84%를 기록했다. 지난 2016~2018년 평균수익률 2.45%의 2배에 달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기준금리를 2회, 미국은 3회 인하했고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는 더욱 심화하면서 채권 투자수익도 크게 늘었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2015년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2019.11.29 bjgchina@newspim.com |
◆ 내년 기준금리는 1.0% '역대 최저' 관측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25%로 지난 2016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에도 한차례 금리를 내려 1.0%로 신(新)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선 전에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시장에도 부담이 된다"며 "금리인하 시점은 재정 집행이 집중적으로 시행되고 상당기간 저물가를 확인한 직후인 5월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7명의 금통위원이 다수결로 결정하는데 내년 4월 4명(신인석·고승범·이일형·조동철) 위원이 교체될 예정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결정을 보면 금통위원 교체 전보다 교체 후에 금리변화가 더 활발했다"며 "구조적인 저성장 압력이 지속될 것이어서 정책효과 타이밍 등을 고려하면 내년 7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SK증권은 2회 인하를 전망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같이 갈 필요성이 이어지고 있다. 반드시 2차례가 아니더라도 기존 완화적 통화정책은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명목기준금리는 과거보다 낮지만 실질기준금리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주요 증권사별 2020년 기준금리 전망 [자료=주요 증권사 취합] 2019.12.23 bjgchina@newspim.com |
◆ 국채·지방채 공급 확대vs외국인 투자도 늘 것
글로벌 불확실성, 금리인하 기대감 등은 채권투자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1단계 미중 무역합의가 타결됐지만 미국 대선(11월)을 앞두고 미중 협력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자동차 관세 등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무역갈등과 중국 경기부진 심화 등이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내년에도 채권투자는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칠 수 있겠다.
문제는 수급이다. 투자수요는 견고하지만 국채와 지방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내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되는 정부 예산은 약 60조원으로 올해 대비 30조원 정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등은 "10년 이상 지속된 초장기 채권 공급 부족이 완화하면서, 만성적이 커브 플래트닝(장기물과 단기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는 것)을 보이던 금리 커브도 내년부터 정상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7월 시행되는 공원일몰제에 대비해 지자체들의 지방채 발행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방채는 무위험자산으로 평가되면서도 국고채 대비 수익률이 10~20bp(1bp=0.01%포인트)가량 더 높다. 게다가 안심전환대출용 MBS역시 올해 12월부터 내년 초까지 20조원어치가 발행돼 수금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다행히 은행 증권 연기금 등 큰손들의 채권 투자도 지속될 예정이다. 올해 채권시장에서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확보 등을 위한 은행의 매수세가 눈에 띄었다. 글로벌 금융규제로 자본확충 부담이 늘어난 보험사들의 장기채권 수요도 견고하다.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도 확대 추세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CDS프리미엄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데다, 선진국 대비 이자수익이 양호해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상반기 채권 매수기회…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내년 하반기보다는 상반기가 채권 매수 타이밍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올해 3분기 이후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2분기 금리인하와 함께 시장의 금리 민감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상반기에 장기투자 기관들의 매수세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봤다. 이어 "하반기에는 다시 금리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대선 및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도 부담 요인"이라고 전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 역시 1분기 채권 투자를 권했다. "1분기 시장금리의 계단식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반면, 하반기에는 적자국채 발행 부담감 등으로 중장기물 금리 하락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장기적인 금리 인하기조는 지속할 것이어서 가격이 밀릴 경우 4분기 추가매수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늦어진다면 그만큼 금리인하 여력이 많은 미국, 우리나라, 신흥국 채권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잠재적으로 0%대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어 정책여력이 있는 국가"라며 "유럽 일본 등 정책여력이 떨어지는 국가에 비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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