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송년 기자간담회 개최…"키코 해결, 은행 평판에 긍정적"
"양치기 소년 소리 들었지만, 키코 분쟁조정 진행은 성과" 자평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키코(KIKO) 분쟁조정을 진행중인 은행들에 대해 "금융의 신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접근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헌 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DLF(파생결합펀드)와 마찬가지로 키코는 고객이 은행에 찾아와서 도움을 구했는데, 은행이 고객에 크게 손실을 입히고 경우에 따라선 고객을 망하게 한 것"이라고 규정, "관계금융을 파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도 은행이 어느정도 키코와 같은 사례를 수용해준 결과를 볼 수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금융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수용해줬으면 좋겠다. 은행의 신뢰를 쌓고, 시스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저축은행 자영업 컨설팅 지원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12.20 alwaysame@newspim.com |
지난 13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키코 피해기업 4곳에 대한 배상비율을 15~41%(평균 23%)로 결정했다. 피해기업 측은 전부 조정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은행들은 키코가 소멸시효가 지난 사건이라 배상을 하면 배임의 소지가 있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은행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피해기업 측이 손실액을 배상받을 길은 없다. 이에 윤 원장이 은행들에 적극적인 수용을 권고한 것.
윤 원장은 "일부 은행에서는 배임을 얘기한다"며 "주주 입장에선 부정적이겠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은 고객을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 평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감안해 은행들은 경영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날 키코 분쟁조정을 올해의 성과로 꼽기도 했다. 윤 원장은 "양치기 소년 얘기도 들었지만, 키코를 분쟁조정 아젠다로 올린 것은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분조위 개최 후 은행과 커뮤니케이션을 했는데, 추후 조정에 필요한 역할을 조금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난 19일 키코 분쟁조정 당사자인 은행 6곳과 피해기업 4곳에 분쟁조정안을 보냈다. 양 당사자는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한다. 이들이 따로 기간 연장을 요구하지 않으면, 다음달 7일 키코 분쟁조정 최종 결과가 나온다.
금감원이 은행 6곳에 권고한 배상액은 총 255억원이다. 은행별로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KEB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 등이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