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지도부가 EU 시장을 보호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우선사안으로 두고 미국이 하라는 대로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의 부하직원이 아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미국과 긴밀한 대화를 이어가겠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만의 목표와 이익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EU 차원의 일관된 대중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 초부터 EU 정상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대중 정책의 골자는 우리가 시장을 개방하면 중국도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EU와 중국 양측은 무역과 투자 협력 부문에서 신속한 진전을 이뤄야 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공동의 접근법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EU와 중국은 두 차례 정상회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는 EU의 모든 정상들이 중국 정상과 만나는 이례적인 자리가 될 예정이다.
EU는 전반적으로 시장을 공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국가의 기업이든 장애물이 거의 없이 EU에 투자하거나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합작벤처도 설립할 수 있다.
EU와 중국은 2013년 투자협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으나 시장 접근 이슈에 대한 의견 차이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EU가 내년 중으로 중국의 지식재산권과 기술 강제이전 문제 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가운데 EU 내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자본이 유럽 기업과 인프라를 집어 삼키고 있다는 우려에 EU는 중국을 겨냥해 지난 봄 외국 자본의 투자 통제를 강화했고, 외국 기업들의 공공입찰 제한도 강화했다.
EU 관료들은 중국이 자본을 앞세워 유럽 내 분열을 조장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파트너로서 협력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는 데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게다가 EU는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중국의 투자를 거부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더욱 강력히 대응하고,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더욱 강경하게 대처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도 받고 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