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간) 1% 가까이 하락했다. 오는 15일 대중 추과 관세부과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하면서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8센트(0.8%) 하락한 58.76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2월물은 62센트(0.96%) 하락한 63.72달러에 마쳤다.
미국 원유 재고는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크게 늘면서 예상과 다르게 증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82만2000배럴 늘었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는 280만배럴 감소로, 예상과 크게 다른 결과에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EIA는 원유 재고량이 4억4790만배럴로 5년 평균치를 4% 가량 상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WTI의 인도 중심지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 340만배럴 감소해 2018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휘발유 재고는 540만배럴 급증했고 정제유 재고는 410만배럴 증가했다. 모두 전문가 예상치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이사는 "재고 지표는 정제공장의 가동률 하락과 휘발유 수요 감소 현상을 고려할 때 다소 약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정제공장 가동률은 90.6%로 1.3%포인트 하락했다. 완성차 휘발유 소비량은 880만배럴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미국에 폭설이 내리면서 휘발유 수요에 영향을 미쳤으며 원유 재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도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보다 강한 전망을 내놨다. 2020년 원유 수요는 OPEC의 11월 생산량보다 적은 하루 평균 2958만배럴(bpd)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또한 OPEC은 지난달과 같은 원유 생산 수준에서는 2020년 하루 3만배럴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은 당초 2020년 공급 과잉을 예상했으나 미국 셰일 생산량이 기대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증대 등에 힘입어 보다 타이트한 시장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봤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은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내년 3월까지 하루 감산량을 기존 120만배럴에서 170만배럴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오는 15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시한이 다가오면서 미중 무역 긴장이 수요 전망을 계속해서 흐리고 있다.
트레디션에너지의 지니 맥길리언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추가 감산의 영향은 원유 수요 우려가 부각되면서 소멸됐다"며 "세계 무역분쟁 우려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시장은 정체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11일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