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내년 1월 열릴 77회 골든글로브 후보가 발표되면서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넷플릭스 영화가 대거 노미네이트된 가운데, 감독상 후보에 여성 연출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 시상식'이란 비판이 나온다.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첫 번째 특징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및 TV시리즈의 대약진이다. 칸영화제 등 일부를 제외하곤 세계 유수의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점차 입지를 넓혀가는 넷플릭스는 골든글로브에서 무려 17개 부문 후보를 배출했다.
넷플릭스 영화 '결혼이야기'(위)와 '두 교황' 스틸 [사진=넷플릭스] |
우선 노아 바움백 감독과 스칼렛 요한슨, 아담 드라이버, 로라 던 등이 합작한 '결혼이야기'는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웠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도 감독상과 각본상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던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은 평단의 호평 속에 작품상(드라마 부문) 후보가 됐고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믿을 수 없는 이야기(언빌리버블)' 등도 골든글로브에 당당히 입성했다.
많은 후보를 배출한 만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수상 여부도 대체로 낙관적이다. 골든글로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이 기운이 아카데미시상식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 영화가 극장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여론 역시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연출자뿐 아니라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그레타 거윅(오른쪽) [사진=영화 '매기스 플랜' 스틸] 2019.12.11 starzooboo@newspim.com |
이번 골든글로브의 또 다른 특징은 유능한 여성감독들에 대한 푸대접 논란이다. 리스트를 보면 감독상 후보 중 여성은 한 명도 없다.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감독상 후보에는 샘 맨데스(1917), 토드 필립스(조커), 마틴 스콜세지(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그리고 봉준호(기생충)가 올라 있다.
물론 감독상 후보들이 하나같이 쟁쟁하지만, 신예 여성감독들도 충분히 낄만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작은아씨들'은 여우주연상(시얼샤 로넌)과 최우수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됐지만 최근 주목받는 그레타 거윅(36)은 감독상 후보에서 빠졌다. 그레타 거윅은 2012년 영화 '프란시스 하'에서 각본과 주연을 맡은 다재다능한 감독이다.
'페어웰'을 연출한 중국의 젊은 감독 룰루 왕(36)과 '허슬러'의 감독 겸 각본, 공동제작자 로렌 스카파리아(41), 연출작 '북스마트'를 선보인 배우 올리비아 와일드(35)도 마찬가지다. 한 비평가는 "30~40대 젊은 나이에 눈에 띄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들 감독들을 골든글로브가 애써 외면했다"고 비꼬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및 드라마로는 최초로 골든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되며 더욱 기대를 모으는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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