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상이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서 국가 통합 문제를 놓고 5시간 넘게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그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고 러시아 지역 매체 모스크바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7일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에 위치한 흑해 리조트에서 만나 양국 간 국가 통합 강화를 중심으로 확대 및 단독 회담을 비롯해 장시간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 소치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2019.12.07 Sputnik/Mikhail Klimentyev/Kremlin via REUTERS |
그러나 정상회담은 공동 기자회견과 구체적인 합의 없이 마무리 됐다. 다만, 양국 정상은 오는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가스와 석유 가격이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일반 가정과 업체들 보다 더 높은 가격에 가스를 구입해야 하는 것은 벨라루스 업체들에게 경쟁상 불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전에 "우리는 가격이 싼 가스와 석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벨라루스의 러시아산 에너지 도입 가격이 러시아 기업의 에너지 구매 가격과 동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회담에서 어떠한 논의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회의에 참석한 막심 오레시킨 러시아 경제부 장관은 두 정상이 석유, 가스를 비롯한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으며 "중대한 진전"을 이뤘고 "이견차를 좁혔다"고 알렸다.
한편, 벨라루스는 구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로부터 독립했던 국가 중 하나다. 지난 1999년 12월 8일,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벨라루스 연합국가 조약을 체결하면서 양국간 관계는 돈독해졌다. 해당 조약은 2000년 1월 26일 의회 비준을 거쳐 발효됐다.
양국은 조약 이행을 위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여왔지만 가스와 석유 공급가격, 단일 통화 도입 등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벨라루스는 불평등한 조건으로 러시아 연합국가에 가입하거나 완전히 통합되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인구는 1억4500만명인 반면 벨라루스 인구는 90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리한 조건으로 러시아에 통합되진 않을까 걱정하는 벨라루스 국민들의 우려가 있다.
실제로 푸틴-루카셴코 정상회담이 있던 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양국의 연합국가 조약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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