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협약 따라 생계형적합업종 지정 제외
대·중견기업 김치산업 투자, 확대 가능해져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식품업계가 김치 산업 활성화를 통해 안방을 넘어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김치가 생계형적합업종 지정 품목에서 최종 제외되면서 투자, 사업 확대를 꾀할 수 있어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상,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김치 제조 대기업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동반성장위원회 등 정부기관, 대한민국 김치협회 등 단체가 모여 '김치산업 진흥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2019년 11월2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치산업 상생협약식'이 열렸다. 사진은 박남주 풀무원식품 대표(오른쪽 맨끝)가 표창 수상자들과 함께 표창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풀무원식품].2019.12.02 hj0308@newspim.com |
이번 자율 협약에 따라 김치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서 제외됐다. 그 동안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온 김치는 생계형 적합업종 품목 지정이 유력시 되어왔다.
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5년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해당 사업을 인수하거나 진입·확장할 수 없다. 소상공인단체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면, 동반성장위원회가 부합하는지를 판단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심의를 통해 지정하게 된다. 대기업이 이를 위반하면 시정명령을 받고 시정명령을 이행하는 날까지 매출액의 5% 이내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식품업계에서는 중기적합업종과 생계형적합업종 지정에 반대해왔다. 김치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치는 2011년 첫 중기적합업종 품목에 지정된 이후 작년까지 재지정을 이어왔고, 작년 생계형적합업종 특별법 시행 전까지 유예되어 온 상태다.
◆ 9년 만에 적합업종 벗어난 김치.. 식품업체 사업 확대 '분주'
김치가 9년 만에 적합업종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식품업체들도 투자를 통해 해당 사업 확대에 분주한 것으로 보인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김치 시장은 작년 매출액 기준 2526억원으로 2014년 1412억원보다 79%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대상 종가집이 시장 점유율 46.7%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 34.5%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풀무원식품, 아워홈, 동원F&B 등이 3,4위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 김치 생산을 위한 3개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김치는 음성 하선정 공장에서만 생산 중이다.
충북 제천과 음성에 김치 공장을 두고 있는 아워홈은 설비 증설을 계획 중이다. 특히 제천 공장은 김치 전용 공장으로 만들어졌으며 연면적 6700평 규모에 유휴 부지도 상당하다. 현재 하루 50톤 규모 제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향후 수요 증가에 따른 추가 설비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풀무원의 경우 지난 5월 전북 익산시 왕궁면 국가식품클러스터에 9175평 규모 글로벌김치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직접생산을 계기로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등에 한국 김치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현재 미국 대형 유통매장 시장 내에서 40.4%의 점유율(닐슨, 8월 기준)을 확보 중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적합업종 지정에 따라 김치 산업에 대한 투자나 사업 확대를 꾀할 수 없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다. 이번 자율협약으로 규제는 벗어났지만 내수 시장규모를 키우기 보단 수출에 주안점을 두고 투자하는 분위기"라면서 "대한민국이 김치 종주국인 만큼 해당 산업 규모를 키워 'K푸드' 대표 식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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