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북한이 올해 여름부터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를 전국 수십여곳에서 증설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일 아사히신문이 한미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증설한 콘크리트 토대는 가로, 세로 모두 수십미터 크기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규모다.
신문은 북한이 수십여개의 발사대를 증설한 데 대해 "발사 장소가 사전에 파악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핵화와 관련된 북미 대화가 정체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북한이 새로운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콘크리트 토대는 지반이 무른 곳에서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할 때 발사대가 부서지거나 미사일 궤도가 틀어지는 걸 막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한미일 당국은 북한 미사일과 관련한 위성사진과 북한이 공개한 발사 당시 사진 등을 분석해, 발사 진동으로 인해 지면이 크게 파이거나 이동식 발사대가 파손됐던 사례들을 파악하고 있다. 이에 과거 북한은 별도의 토대 대신에 콘크리트로 포장된 고속도로나 공항 활주로에 이동식 발사대를 두고 발사를 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사정 거리 1만2000㎞이상으로 추정되는 신형 ICBM '화성 15'을 발사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ICBM은 발사하고 있지 않다. 북미대화 진전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두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월 연설에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미대화가 진전되는 않는 가운데 5월부터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등을 총 13회에 걸쳐 발사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대(對) 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조미(북미) 대화 개최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는 연말까지 미국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연내 중거리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11월 초부터 북한의 군사도발을 경계해 이지스함을 동해에 상주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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