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논문 선정일 뿐 수상했다고 한 적 없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에이치엘비 자회사 엘리바의 유럽종양학회 최고우수논문 선정을 두고 한때 논란이 벌어졌다. 27일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2% 가량(-1.79%, 2400원) 하락했다.
전날 한 외신 매체는 "한국 제약사인 에이치엘비는 위암치료제가 유럽종양학회 '베스트 오브 ESMO 2019'(The best of ESMO 2019)에 선정됐다고 밝혔고 이후 주가는 두 배로 뛰었지만, 정작 해당 학회는 공식상 같은 건 없다고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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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에이치엘비] |
유럽종양학회 2019는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1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10월 2일 항암 신약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옵디보, 키트루다와 함께 ESMO 최고 논문 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 외신 매체는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이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 '하이라이트' 목록에 포함됐지만 공식 상을 수상한 것은 아니라며 최근 3개월간 주가가 238% 급등한 사실을 지적했다.
논란은 '수상'이라는 표현에서 빚어졌다. 이날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최고 논문으로 선정됐다고 했을 뿐 '수상했다'고 한 적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에이치엘비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ESMO 최고 논문(The best ESMO 2019)에 선정된 게 사실임과 관련 보도내용이 사실관계에 부합함을 확인시켜줬다"라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에이치엘비 측은 사진 등 ESMO 최고 논문 선정과 관련한 현장 증빙자료는 공개가 어렵다고 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ESMO 보도자료 지침에 의거해 증빙자료는 공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SMO 2019에서 에이치엘비는 위암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보세라닙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을 유의하게 개선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OS 중앙값은 리보세라닙 5.78개월, 위약군 5.13개월이었다. 회사는 "전체 모집단에서 OS가 유의하게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효능에서 이점을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ANGEL 임상'으로 불린 이 연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ESMO 2019 행사 일정 중 9월29일(현지시각) 'PP(Proffered Paper) 2' 세션에서 발표된 것으로 ESMO 홈페이지에서 확인된다. 이 페이지에는 10월1일 진행된 'Congress Highlight' 목차나 'The best of ESMO 2019' 세션에서는 리보세라닙 임상 논문이 별도로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 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의 FDA 신약허가 신청(NDA)을 위해 지난 달 24일(현지시간) FDA와 신약허가 사전(pre-NDA)미팅을 했다. 30일 후 FDA는 미팅 내용과 관련해 회의록을 제공한다.
에이치엘비 측은 최근 FDA와의 회의록과 관련 "여러가지 중요한 사유로 공개되지 않는 것"이라며 "회의록은 어떤 사항을 결정하지 않고 신약허가를 위한 권고사항을 제시할 뿐"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미팅 회의록에는 리보세라닙의 3상 결과는 물론 NDA를 위한 세부 전략, 경쟁약과 비교 분석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며 "미슐랭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음식 레시피를 공개하는 게 맞겠는가. 시판허가가 나서 전략 침해 소지가 없으면 회의록이 공개될 수도 있지만 시판후에도 전략상 유리할 게 없다면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