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최헌규특파원의 금일중국] 홍콩시위와 대만대선, 그리고 흔들리는 공산당의 리더십

기사입력 : 2019년11월21일 14:02

최종수정 : 2019년12월26일 14:31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중국은 아편전쟁(1840년~1842년)에 패하면서 불평등 조약인 난징 조약을 맺고 홍콩 섬과 주룽(九龍) 반도를 영국에 할양했다. 중국은 서구 제국들에 의해 모진 수모를 당했다.  당시 서방 국가들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중국을 보고 '동아병부(東亞病夫,아시아의 병자)' 라고 조롱했다. 

홍콩을 되찾긴 했지만 국토를 빼앗겼던 뼈 아픈 역사는 툭하면 터지는 민주화 시위로 여전히 중국에 혹독한 시련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륙의 현 주인인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볼 때 국운이 쇄해 초래된 결과라는 점에서 대만 문제 역시 홍콩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올 시무식 날인  1월 2일 "대만문제는 나라가 힘이 약해 생긴 결과로, 민족 부흥을 통해 분열을 종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 중국 안팎의 관심이 온통 전시상황 같은 홍콩에 집중되고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 그 이상으로 급한 현안은 2020년 1월 11일로 두 달도 채 안남은 대만 총통 선거다. 총통 선거는 11월 20일 부총통 런닝메이트가 확정되면서 본격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일국양제(一國兩制)를 거부하는 홍콩 시위사태 등의 영향으로 현재 판세는 연임을 노리는 대만 독립주의자 차이잉원(蔡英文) 진영에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는 2016년 차이잉원 총통 당선으로 민진당이 집권한 이후 극심한 반목과 치열한 대결로 일관해 왔다. 차이잉원 총통은 일국양제는 물론 '하나의 중국' 즉 지난 1992년 나온 '92 공식(九二共识)'까지 전면 부인하며 양안 대립을 고조시켜왔다. 차이잉원 집권기간 정부 및 반관 공식 채널 연락이 모두 중단되고 민간교류도 제약을 받았다.

민진당 정권은 시진핑 대륙 정권의 잇딴 유화책을 외면한 채 오히려 '탈 중국화' 정책을 가속 추진해왔다. 한 예로 차이잉원 총통은 '신남향 정책'이란 걸 내세워 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국 대신 동남아 인도와의 경협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14억 시장, 그것도 내국민 대우를 해주는 중국 시장을 떠난 '신남향 정책'이 성공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중국 뿐 아니라 대만 내부에도 존재한다.

양안 관계 악화속에서도 중국 본토에는 이미 수십만개의 중국 기업이 진출해 왕성한 기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1만여 개에 달하는 투자 프로젝트도 한창 진행중이다. 투자 총액만 1000여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미 많은 대만인이 본토 사람처럼 장기 거주자로 대륙에 정착해 살고 있다. 대만 정권은 새로운 본토 투자를 만류하고 기존 공장 철수를 유도하고 있지만 자본은 정권 입맛대로 움직여주질 않고 있다.

21일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홍콩사태가 격화중인 가운데 대만에서 차이잉원 정권이 연임에 성공하면 대만의 독립 행보가 한층 가속화할 것이고 이는 중국 공산당의 핵심이익과 정면 충돌하는 것이어서 양안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지금 병력은 홍콩에 가 있지만 공산당 지도부의 신경은 온통 대선 전야의 대만 정국에 쏠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사태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이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대해 극도의 우려와 경계심을 표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무역전쟁과는 별개로 대만과의 국방 관료 및 최고 지도자 교류, 무기판매, 연합 군사 훈련 등을 위한 법률 개정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대만 정책은 늘 대만 정치와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줘왔다는 점에서 중국에 큰 도전이 아닐수 없다.

대만 총통 선거 판세는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에 유리한 국면으로 펼쳐지고 있다. 홍콩 시위로 요동치는 중국 공산당의 리더십은 대만 선거까지 또다시 독립주의자들의 승리로 귀결될 경우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선거 결과 여하에 따라 양안관계에 불어닥칠 거센 정치적 후폭풍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이제 막 레이스의 막이 오른 2020년 새해 초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벌써부터 주목되는 이유다.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