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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화성 8차 사건 현장상황 이춘재 진술과 부합"

기사입력 : 2019년11월15일 12:30

최종수정 : 2019년11월15일 12:30

과거 조사과정 위법행위·국과수 감정결과 적정성 계속 수사

[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20년 옥살이'를 한 윤모(52) 씨보다 이춘재(56)가 진범에 가깝다는 취지의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놨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인 반기수 남부청 2부장은 15일 남부청 청사에서 화성 8차 사건 수사진행사항 브리핑을 갖고 "당시 현장 상황을 볼 때 피의자(이춘재) 진술의 신빙성은 높은 반면 윤씨 진술의 임의성은 낮다"고 밝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로고 [뉴스핌=최대호 기자]

반 부장은 "8차 사건의 발생 일시와 장소, 침입경로, 피해자 모습, 범행 수법 등에 대해 피의자가 구체적으로 진술한 내용이 대부분 현장 상황과 부합한다"고 말했다.

반면 과거 조사과정에서 윤씨가 행한 임의성은 낮다고 했다. 임의성은 윤씨 스스로 행한 일을 뜻한다.

반 부장은 "윤씨 자백과 현장 상황과는 불일치하는 점이 많다. 책상 위 맨발 족적은 윤씨 신체 상황과 모순되고, 피해자 속옷 착의 상태 또한 국과수 감정과 불일치한다"며 "현장검증 시에도 두 손을 짚고 침입하는 것이 사진 상 확인되나 현장에서는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춘재 진술과 윤씨 진술에 대한 프로파일러 분석 결과도 반 부장 설명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 사건을 분석한 프로파일러들은 이춘재 자백의 경우 언론 등을 통해 알게 된 정보가 아닌 본인이 직접 보고 경험한 것, 즉 감각정보에 기반을 둔 진술로 봤다. 반대로 윤씨의 과거 진술에 대해서는 진실의 임의성을 의심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반 부장은 "피의자 자백 신빙성과 윤씨 진술 임의성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수사가 진행됐지만, 과거 조사과정에서의 위법성과 당시 국과수 감정결과의 적정성 분야는 아직 진행 중에 있다"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준영 변호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윤모씨 재심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3 kilroy023@newspim.com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당시 13세) 양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의 형태와 성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감정한 결과 윤씨가 범인이라며 이듬해인 1989년 7월 그를 체포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범행 수법 등이 달랐지만 경찰은 윤씨가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윤씨는 살인 및 강강치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징역 20년형으로 감형됐으며 2009년 8월 출소했다.

윤씨는 과거 경찰 수사 당시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고, 2심부터는 이를 진술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줄곧 '억울한 옥살이'를 주장했다.

이춘재는 지난 9월 화성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다.

윤씨는 지난 13일 박준영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함께 수원지방법원을 찾아 이 사건 재심을 청구했다.

4611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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