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새로 추정…지속적인 관찰 추진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도에서 미기록종 조류인 '바위양진이'가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흑산도에서 철새 이동 조사 중 발견된 조류가 미기록종인 바위양진이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되새과에 속한 바위양진이는 14㎝ 정도의 작은 새로 몸 윗면은 연한 회갈색이다. 얼굴과 가슴, 날개와 허리는 분홍색을 띤다.
바위양진이 [사진=환경부] |
주로 터키, 중앙아시아 동부와 중국 서부, 몽골 등지에서 연중 관찰된다. 고도가 높은 건조지대의 바위나 돌 위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달 9일 철새 이동 조사 중 흑산도에서 바위양진이로 추정되는 조류 1마리를 처음 발견했다.
연구진은 현장 자료와 문헌을 통해 이 새를 학명 '부카네테스 몽골리쿠스(Bucanetes mongolicus)'로 동정했다. 바위나 돌 위에서 서식하는 습성을 반영해 '바위양진이'로 국명을 지었다.
연구진은 해당 개체가 기존 분포지에서 벗어난 '길 잃은 새'로 판단했다. 또 이와 같은 관찰 사례가 반복되면 향후 서식지 확장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장기 관측을 통해 조류 서식지 분포 변화와 기후변화 관련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
흑산도는 연평균 240여종의 조류가 관찰되고 국내 조류의 약 70%인 360여종이 관찰되는 주요 철새 도래지다. 바다를 건너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이 휴식하고 먹이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기착지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이번에 발견한 바위양진이는 월동지로 이동 중 기상악화 등으로 흑산도에 기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