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줄기세포 추적 표지·영상획득
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여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 줄기세포의 변화상을 정밀하고 안전하게 추적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광명 박사팀은 동국대 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로 생체 적합성이 높은 조영제 나노입자를 줄기세포에 결합시켜 장기간 형광영상과 자기공명영상(MRI)의 복합영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결과(논문명 "Dual-Modal Imaging-Guided Precise Tracking of Bioorthogonally Labeled Mesenchymal Stem Cells in Mouse Brain Stroke")는 재료·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위 사진은 복합조영제 나노입자가 표지된 줄기세포의 추적 영상 기술의 모식도를 보여준다. 간편하고 안전한 표지를 위해 당대사공학 및 생물직교성 무동 클릭화학을 이용해 줄기세포 표면에 인공적으로 표적 가능한 화학수용체 형성 및 고감도 형광·자기공명 영상화를 위한 복합조영제 나노입자 표지기술, 또 이를 뇌졸중 모델의 뇌에 이식 후 줄기세포의 추적 영상화 모식도를 묘사했다. [그림=KIST] 2019.11.07 kimys@newspim.com |
최근 줄기세포가 세계 의과학계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유는 모든 종류의 기관과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전분화능(全分化能, pluripotency) 때문이다. 이론상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근육, 뼈, 장기, 뇌 등 어떤 손상 세포와 조직도 재생 가능하다.
하지만 인체에 이식한 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을 적절히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줄기세포의 생존과 이동, 분포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제의 이동과 분포를 관찰하는 표지(labeling) 및 영상화(imaging) 기술은 최근 줄기세포의 체내 이식 후 변화상을 추적하는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세포 표지기술은 조영제 또는 조영제가 함유된 나노입자를 줄기세포에 직접 표지하거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영상화가 가능한 세포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줄기세포 고유의 전분화능과 인체 안전성 저하의 우려가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생체 적합성이 높고 줄기세포의 전분화능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신개념 표지 기술 개발을 위해 당대사공학 및 생물직교성 무동 클릭화학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줄기세포 표면에 안전하게 표지할 수 있는 화학수용체를 만드는 한편, 이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산화철 기반의 복합조영제 나노입자를 개발해 줄기세포의 영상신호를 극대화하는 고감도 복합영상 획득에 성공했다.
당대사공학(metabolic glycoengineering)은 알킨, 티올, 아자이드 등 다양한 화학 반응기를 세포 표면의 당 단백질에 인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세포에 존재하는 당 단백질 합성과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세포 독성이 없고 표지 가능한 화학 반응기의 양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생물직교성 무동 클릭화학(Bioorthogonal copper-free click chemistry)은 아자이드와 알킨기가 구리 촉매 없이 특이적으로 결합되는 현상이다. 이는 독성이 있는 구리 촉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세포나 생체 독성이 없고 기존 반응보다 반응속도가 빠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한 뇌졸중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근적외선 형광영상 및 MRI 영상을 통해 14일 간에 걸쳐 장기간 안정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새로 개발된 복합조영제 나노입자 및 줄기세포 표지기술이 줄기세포의 전분화능 손실과 세포 독성 발현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KIST 김광명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줄기세포 표지 및 추적기술은 뇌에 이식한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를 고감도 복합영상으로 장기간 추적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며 "향후 뇌 질환용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과 효능 예측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