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펀드 최근 한 달 수익률 -3.56%
"미·중 협상 진전·주요국 부양책 등 긍정적"
금 ETF 선호 양상은 여전…수요↑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각광받던 금(金)펀드의 올 수익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최근 한 달 새 마이너스를 보이며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국내외 증시가 회복 기미를 나타내자 금·채권 등 안전자산 대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금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99%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에 달하던 수익률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최근 한 달, 석 달간 수익률이 손실로 돌아서면서 영향을 미쳤다. 1개월과 3개월 기준 수익률은 각각 -3.56%와 -0.02%다.
다른 테마유형 펀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익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나타난 감소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금펀드 외에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테마펀드는 IT펀드(19.28%), 해외금융펀드(17.77%), 인프라펀드(15.71%), 컨슈머펀드(15.70%), 원자재펀드(10.76%) 정도다.
금펀드 설정액도 최근 한 달간 107억원이 빠져 나가며 자금 순유출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총 설정액이 현재 104억원인데, 최근 3개월 기준 485억원이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안전자산 투심이 주춤해진 모양새다.
지난 24일 기준 주요테마펀드 수익률(%) [자료=에프앤가이드] |
금 가격은 올해 세계 경기 불안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쏠리면서 크게 올랐다. 올 하반기 들어 한 때 온스당 1560달러를 돌파하기도 한 금 가격은 현재 14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안전자산 강세를 이끌었던 미·중 무역분쟁과 영국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홍콩 시위사태 등 국제적 이슈가 다소 완화되면서 투심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 9월 위험자산에 약 300억 달러(35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글로벌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로도 같은 달 다시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인도와 독일 정부 등이 글로벌 경기 연착륙을 위해 정책 공조에 가세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정책 공조 강화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산배분 조사에서 주식과 현금 비중이 모두 감소하긴 했지만, 이번 달에도 전체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권 중에서도 정부채는 감소한 반면, 하이일드와 투자 가능 회사채 비중이 증가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이나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 가능성 경감도 위험자산 선호에 힘을 싣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의 스몰딜 성사와 10월 관세 유예 등이 위험자산 호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과 브랙시트 협상 가능성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금 ETF 선호 양상은 여전하다. 금 가격과 관련 상품이 주춤한 반면, 금 ETF 수요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증권 측은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ETF의 금 보유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ETF 시장뿐만 아니라 선물 시장에서도 금 가격에 상승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의 분위기가 전환된 점은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긍정적이지만, 주식 등으로의 '추세적' 자금 유입은 추가적인 경제지표 반등 등이 확인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권으로 자금 유입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