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4일 정경심 교수 구속영장 발부
정 교수 핵심 혐의 일부 조국 전 장관 연관돼 수사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건강문제 호소에도 결국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 칼날이 결국 조 전 장관을 향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24일 밝혔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며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녀 부정 입시 및 가족 투자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0.23 mironj19@newspim.com |
정 교수는 전날 구속심사에서 거듭 건강이상을 주장해 왔다.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심사 도중 "정 교수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극도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미 이달 들어 6차례 진행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 같은 정 교수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반면 검찰이 주장한 정 교수 혐의의 중대성을 인정하면서 검찰 수사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교수의 11개 혐의 가운데 4개 혐의가 조 전 장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만큼 검찰이 본격적으로 조 전 장관 소환조사 준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서울대 법대에서 조 전 장관 자녀들에게 발급한 인턴증명서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를 통해 동양대 연구실과 자택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과 관련해서는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조 전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전,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조 전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는 투자처를 알 수 없는 블라인드 펀드'라는 취지의 허위 운용보고서를 요청한 것에는 증거위조교사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정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허위작성공문서행사·위조사문서행사·보조금관리법위반 ▲업무상횡령·자본시장법위반(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증거 위조·은닉 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이 부인의 투자 상황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검찰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당시 민정수석에 임명되면서 직접 투자가 제한돼 갖고 있던 주식을 매각했고 이 대금을 투자할 방안을 조 씨에게 제안했다.
정 교수는 이후 차명으로 조 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투자하고 이를 숨긴 혐의를 받는다. 또 조 씨가 코링크PE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그의 아내를 거쳐 설립 자금 5억원을 보탠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정 교수를 통해 사실상 10억원 넘는 돈이 코링크PE로 흘러들어간 상황에서 남편인 조 전 장관이 이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표창장 위조 등 자녀들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가 표창장 위조를 통해 이를 자녀 입시에 활용한 사실을 조 전 장관이 알았거나 가담했는지 여부에 대해 검찰이 사실관계를 추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증거인멸 의혹도 조 전 장관과 맞닿아 있다. 조 전 장관 일가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정 교수 지시로 조 전 장관 자택에서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했고 이 과정에서 퇴근한 조 전 장관과 마주쳐 인사를 나눴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팀을 중심으로 조 전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 확인을 위해 조 전 장관을 직접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이 정 교수의 구속에 따라 조 전 장관에 대한 소환조사 역시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검찰은 조 전 장관 소환 일정 등 구체적인 수사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한 관계자는 "소환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고 향후 예정된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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