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유일 돼지농가서 농장주 수매결정에 따라 '방역초소·직원'도 철수
[의왕=뉴스핌] 순정우 이지은 기자 = “아프리카 돼지열병(ASF)_의 확산을 막기 위해 농가의 큰 결단이 있었습니다”
의왕시는 지난달 26일부터 돼지 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양돈농가 입구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10일간 60여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방역활동을 24시간 운영해왔다.
8일 철거된 의왕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초소 [사진=의왕시] |
의왕시 도시농업팀장은 8일 오후 의왕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의왕시의 돼지농가 앞에 위치해있던 초소가 철거되며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해당 농가에서 돼지고기용으로 예방적 수매를 실시해 지역 내 돼지를 한 마리도 남기지 않겠다는 특단의 조치다. 허 팀장은 의왕시가 ASF에 안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돼지농가를 운영하는 농민의 큰 결단이라고 말했다.
의왕시의 유일한 돼지농가였던 A농가는 멧돼지와 흑돼지를 교접한 돼지 33두를 길렀다. 시는 지난달 파주·김포·연천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됨에 따라 선제적 대응조치로 관내 돼지 1농가의 전체 33두수를 수매했다.
당초, 의왕시는 지난 2일 해당 돼지 33두수를 조속히 출하할 예정이었으나 이동중지 명령으로 출하시기가 조정됐다. 이후 의왕시는 돼지 이동중지 명령이 해제된 지난 6일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수송 차량의 소독 작업과 가축방역관 임상검사를 거쳐 관내 돼지 전량을 출하했다.
허 팀장은 “흑돼지의 경우, 백돼지보다 경매가 잘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농장주에 대한 거듭된 설득 끝에 돼지 수매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수매는 터전을 잃는 것과도 같아 농장주의 큰 용단이 없었으면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손해를 감수하며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예방에 동참해준 농장주에게 고마운 마음이다”며 소감을 말했다.
지자체가 ASF와 관련해 돼지 수매에 나선 것은 ASF확산 차단 효과는 물론 공무원 투입에 따른 행정 결손 방지와 예산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의왕시는 이번 수매활동으로 방역초소가 철거되고, 방역에 소요되는 인력과 재원을 줄여서 시민들을 위한 행정서비스 향상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zeunb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