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고령자 등 납부 능력 부족 피부양자에 납부 의무 부과”
“한국, 가입자 부담 비율 다른 나라보다 높아”
“취약계층 체납보험료 조정·납부 유예, 급여 제한 예외 확대 등 필요”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보건복지부에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사회 취약계층의 건강권을 보호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복지부장관에게 건강보험의 사회보험 기능을 강화해 취약계층이 경제적 빈곤으로 건강권을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7일 밝혔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전경.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
한 시민단체는 지난해 7월 생계형 체납자의 건강권 등 기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건강보험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정을 인권위에 접수했다.
인권위는 관련 제도를 검토한 결과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의 경우 직장 가입자와 달리 징수의 편리성 등을 이유로 세대 단위 보험료가 부과돼 미성년자, 고령자 등 사회 취약계층에도 세대 전체의 건강보험 납부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사회 취약계층에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건강보험 체납과 급여 제한 등으로 이어져 이들의 건강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인권위는 “한국은 건강보험 가입자 부담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며 “납부자 간 형평성을 이유로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제도가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체납보험료 조정·납부 유예제도 등 체납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는 취약계층 지원 방안 마련 △저소득 고령자·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급여 제한 예외 확대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건강권을 보호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납부 능력 부족 고령자에 대한 연대 납부 의무 폐지 △경제적 빈곤에 대한 결손처분 심사 제도·기준 마련 △불합리한 예금 통장 압류제도 개선 및 체납자 불편 감소와 생존권 보장 등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2014년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개정되고 위기가구 사전 신고제 등이 도입됐지만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병원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북한 이탈주민 모자 사망 사건’도 이같은 생명, 건강 위협 사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체 지역가입자 중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세대 비중이 약 62%에 달하며, 2017년 기준 장기체납자 중 40%는 3년 이상 체납이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hw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