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발 경제 지표 악재가 글로벌 금융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재고가 증가하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8센트(1.8%) 하락한 52.64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1.20달러(2%) 하락한 57.69달러에 마쳤다.
이날 유가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면서 하락했다. 미국 제조업 지표에 이어 고용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이 미국 경제에 확산됐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2% 넘게 하락했다. 세계 증시도 1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도 유가에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310만배럴 증가하면서 전문가 예상치 160만배럴 증가를 웃돌았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지니 맥길리언 부사장은 "전날 발표된 실망스러운 제조업 지표와 함께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주된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완화된 것도 유가를 짓눌렀다고 분석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동맹국"이라고 지칭함과 동시에 이란이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양국 간 긴장 완화를 모색했다. 이란과 사우디 석유 장관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재하의 에너지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장 균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포함한 OPEC+의 주요 국가로 남아 하루 평균 120만배럴의 감산 정책을 이행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에콰도르는 재정난을 이유로 내년 1월 1일부터 OPEC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지난해 카타르에 이어 OPEC을 탈퇴한 두번째 국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에콰도르가 OPEC 회원국 중 산유량이 적은 국가에 속하지만, 저유가로 OPEC 전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카타르가 탈퇴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라 중대한 시사점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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