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어 SK하이닉스도 에칭가스 수입 가능해져
불산액은 승인 안 났지만 국산화 등으로 대체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하이닉스가 일본 정부로부터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입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 불화수소(불산액)는 이달부터 국내 업체로부터 공급 받아 대체하기 시작했다.
2일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달 말 일본 정부가 에칭가스 수출을 승인한데 이어 이달부터는 국산 불산액 사용이 가능해졌다"며 "최악의 고비는 넘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일본 반도체 소재 협력사들을 만나기 위해 2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사진=SK하이닉스] |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4일,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 허가 방식을 기존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개별허가 승인을 받은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대략 90일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산을 대체할 만큼 품질을 보장할 만한 제품이 없어 자칫 하면 당장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이후 일본의 수출 허가는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에칭가스 경우 최근까지 삼성전자용으로 1건만 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달 말 SK하이닉스용 에칭가스도 허가가 추가로 이뤄진 것이다.
이에 반해 불산액은 아직까지 허가가 한 건도 나지 않았다. 불산액은 반도체 공정에서 세정·식각 과정에 사용되는데 에칭가스보다 상대적으로 사용량이 많아 승인이 나지 않은 것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이달부터 국내 기업의 불산액을 공정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생산 차질의 상황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불산액 국산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공정 간소화 등으로 빠르게 이뤄졌다.
삼성전자 또한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 소재로 대체할 준비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를 공정에 투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품질 테스트 과정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을 위한 최소한의 불화수소를 확보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 3개월가량이 지나면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서다. 일부 수입이 되고 있지만 향후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양사는 생산 공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안정적으로 재고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규제가 시작된 지 90여일이 지났지만 추가 허가가 나오는 등의 변화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에칭가스의 경우 일본산을 대체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불산액의 경우 고순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재고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