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 著, 새빛 刊
[서울= 뉴스핌] 오경진 기자= 우리 사회에 갑질이라는 용어가 일상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우월적 지위 남용의 다른 표현이기도 한 갑질 현상이 만연한 것이다.
그러나 갑질 현상의 이슈화는 을의 울분이 분출하면서 우리 사회가 더 민주화되고 성숙해지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갑질의 형태를 보면 언어 폭력은 일상이고 구타, 성희롱, 인사 불이익, 불공정 거래등 다양하다. 갑질 현상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경제적 비용도 많이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켜 체제 유지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공직자 출신인 이철환이 쓴 '을의 눈물'은 직장에서, 학교에서, 거래 기업간에서까지 갑질의 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 사회를 조명한다.
이철환 저, 을의 눈물 표지 |
공무원의 소극적인 갑질 형상으로 복지부동을 꼽는다. 꼭 해야만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나중에 책임 추궁당할 가능성이 있는 민감한 결정에 대해 일단 미루고 보는 몸사리기다. 규제를 개혁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로 인해 정책 추진력과 신뢰성 저하는 물론 기업들과 국민들이 큰 피해를 본다.
법조인, 언론인, 대기업과 금융기관, 노조 간부, 교수와 의사 등이 갑질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다. 갑질 행위로 인한 피해 구제는 대부분 사후적 처방에 그친다. 이런 고통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갑질 질환에 대해 짧고 굵게 처방전을 제시한다. 어떻게 하면 갑질을 없애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갈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한다.
뉴스에 나오는 을의 피해가 남의 아픔인 줄 알았지만 결국 나의 누이, 나의 아버지, 나의 아픔이었다며 을이 흘린 눈물의 짠맛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오늘도 그늘진 구석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찾아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책이다.
ohz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