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에서 의문의 폐 질환 진단 및 의심 환자가 급증하면서 사망자도 속출하는 가운데 전자담배 안전성 논란이 한층 불거지고 있다.
미국 뉴욕 시내의 한 상점에서 판매 중인 전자담배 액상. 2019.05.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한 주 간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질환 확진 또는 의심환자가 805명으로 집계됐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주의 530명에서 52%나 급증한 수준으로, 이 중 13명은 사망했다. 사망자 수 또한 전주의 8명에서 늘어난 것이다. 전자담배 관련 의심 폐 질환이 나타난 주도 38개에서 46개로 확산됐다.
CDC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는 대마초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함유한 전자담배 제품을 흡연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18~34세가 67%로 가장 많았고, 18세 미만과 35세 이상은 각각 16% 및 17%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72%에 달했다.
전자담배 흡연 관련 폐질환의 초기 증상은 기침,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 폐렴과 비슷했고, 발열과 심장박동수·백혈구 수치 상승 등의 증상도 나타났다. 일부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소화계 증상과 피로감과 체중감소 등의 증상도 보였다.
CDC는 1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을 투입해 폐 질환과 전자담배 사이 연관성을 조사 중이며, 미 식품의약청(FDA)은 THC와 니코틴 등의 물질이 들어간 120여개 시료를 분석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청소년 흡연 급증에 우려를 표하며 일반 담배 맛이 나는 전자담배를 제외한 민트나 멘솔 등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뉴욕주 등 일부 주는 이미 가향 전자담배의 유통을 금지했고, 미국 최대 소매체인업체인 월마트는 전자담배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이 가운데 미국 전자담배 시장 선두를 달리던 쥴랩스가 케빈 번스 최고경영자(CEO)의 사임과 신문·방송·디지털미디어 등에 내보내는 모든 광고의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미 당국은 의문의 폐 질환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전자담배 흡연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으며, 특히 가향 전자담배는 흡연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