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티마크호텔 882억 매입..동남아에 호텔 운영 추진
"호텔사업 강화할 것… 여행업·면세점 시너지 극대화 기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하나투어가 호텔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호텔사업을 통한 동남아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일 경제갈등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줄면서 여행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면세점사업까지 적자가 나 수익구조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하나투어가 이번에 티마크호텔 명동을 인수한 것도 여행업과 숙박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실적을 반등시키려는 노림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여행업·숙박업·면세점사업 등 시너지 기대"
티마크호텔 명동 전경. |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17일 비즈니스호텔인 '티마크호텔 명동' 건물을 882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자산 총액 대비 12.32%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다. 전체 매입 자금 890억원은 금융기업으로부터 조달할 예정이다. 이 중 90억원은 단기차입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하나투어는 앞으로도 호텔사업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동남아 진출도 추진 중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머지 않아 동남아 중심으로 호텔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매입해 운영할지 임대할지 두 가지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가 이처럼 호텔사업에 눈독을 들인 것은 주요 사업인 여행사업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지만, 비즈니스호텔 사업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투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감소한 36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한일 경제갈등으로 인한 일본 노선 감소로 9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도 실적 전망은 나쁘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국내 반일 감정 악화에 따른 일본 노선 감소가 지속되면서 별도기준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나투어재팬도 일본에서의 해외출국 감소로 3분기부터는 큰 폭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여행업과 달리, 비즈니스호텔 사업은 해외 여행객의 수요 증가로 올 2분기 약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봤다. 실제 국내 비즈니스호텔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비즈니스호텔의 연간 성장률을 4~5%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현재 하나투어는 국내외에서 비즈니스호텔 7곳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티마크 그랜드호텔' '티마크호텔 명동', '센터마크호텔' 3곳, 해외에서는 일본의 도쿄·삿포로 등 3곳, 중국 장가계 1곳 등이 있다.
호텔 운영 방식은 다르다. 호텔 건물을 아예 매입한 것은 티마크호텔 명동이 처음이다. 센터마크호텔이 2012년 인사동 관훈빌딩 지분 50%를 인수해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모두 건물주로부터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나투어는 자유여행보다 해외 패키지여행의 판매 비중이 높다. 특히 일본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패키지 상품의 인기가 많아 이번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 재무적 위험 높아진 건 부담
따라서 국내외에 호텔을 다수 보유하게 되면 임대료·숙박 비용을 절감하고 면세점과의 연계도 가능해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티마크호텔 명동과 티마크 그랜드호텔 두 곳의 연간 임대료는 137억원 수준이다. 티마크호텔 명동만 40억~50억원 수준이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도 2분기 7억3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기준으로 결손금 규모도 492억원에 달해 향후 사업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 여행업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서울 사대문 내 비즈니스호텔 성장률이 좋은 편인 데다 여행업과 호텔, 면세점사업까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건물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매년 수십 억원의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대출 이자를 내는 것이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고 호텔 운영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봤다"고 했다.
문제는 재무적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다. 1년 내로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연결기준으로 122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번 매입 금액 890억원까지 더하면 재정적 부담은 더 커진다. 하나투어의 자산 총액(7161억원)의 29.6%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171%에서 1년 새 323%로 급등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여행수요 침체 등으로 사업환경이 저하돼 자체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했다"며,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해외 사업 확대 등으로 지출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수준에 따라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