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뉴스핌] 박신웅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연천군의 한 돼지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살처분를 하면서 긴급지침을 지키지 않은 채 엉터리로 살처분을 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방역당국과 연천군은 18일 오후 1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농가에서 '가스사 방식'으로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 농장 돼지 4700여 마리와 함께 인근 3km에 있는 약 1만여 마리의 돼지들도 확산 방지를 위해 모두 살처분할 계획이다.
연천군 관계자는 뉴스핌 취재진을 통해 "연천군 백학면 ASF발병 농가 반경 3km 이내 모든 돼지를 C02가스로 질식시켜 살처분한 후 FRP에 담아서 매몰 처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8일 오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연천군의 한 돼지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살처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의식이 멀쩡한 채 살아있는 돼지를 포크레인 버킷 이빨로 내려쳐 도살을 하고 있다.[사진=박신웅 기자] |
하지만 뉴스핌 취재진이 제보를 받고 목격한 살처분 농가 현장에서는 상당수의 돼지들이 살아 있는 채 마구잡이로 도살되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살아남은 돼지들이 살기 위해 '꽥꽥' 거리며 소리치는 목소리가 요동을 쳤다.
대형 트럭에 실려 질소가스를 주입해 살처분을 마친 돼지들을 바닥에 쏟아 부은 후 의식이 있는 채 살아 움직이는 돼지를 포크레인 기사가 버킷 이빨로 내려쳐 죽이는 끔직한 도살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연천군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에 의거해 정상적으로 살처분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 살처분 요령에 의하면 살처분은 동물보호법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며, 동물의 즉각적인 의식 소실을 유도하고 의식이 소실된 상태에서 절명이 이루어지도록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동물단체 관계자들은 동물에 대한 살처분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정부가 해야 하고, 불가피하게 살처분을 해야 한다면 인도주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