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방사능, 오염수, 영토표기 등 논란 연속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방사능, 폭염, 오염수, 영토 표기에 이어 욱일기까지,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IOC는 4일 "모든 올림픽 경기장은 정치적 시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만약 욱일기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벌어진다면 사안에 따라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IOC는 욱일기 사용 금지 권고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아 해석 논란을 부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 방사능 문제, 독도 표기 문제 등 정치·외교적으로도 민감한 문제들이 연이어 터진 상황에서 욱일기 문제가 또 하나의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IOC의 이런 원론적인 입장이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일방적인 주장에 힘을 실어 줄 위험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욱일기를 들고 야스쿠니 신사 앞에 서 있는 일본 남성. [사진= 로이터 뉴스핌] |
IOC의 답변 서한에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에 욱일기 사용 금지를 권고할 것 인지에 대한 답변이 없기 때문에, IOC가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단순 응원 목적으로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관중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이에 일본 산케이신문은 욱일기가 일본 내에서 사용되고 있고, 그 자체가 정치적인 의미를 담은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매체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깃발 게시 자체가 정치적 선전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입 금지 물품으로 하는 것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라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2020 도쿄 패럴림픽의 메달이 욱일기 문양과 닮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국제패럴림픽조직위원회와 도쿄 조직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여기에 대한장애인 체육회 임원단은 10일 도쿄에서 열리는 패럴림픽 단장회의에서 역시 욱일기 문제를 제기하고 메달 교체를 요구할 방침이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사용한 전범기로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올림픽에서 정치적인 표현을 드러내는 건 '올림픽 헌장' 50조(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시위나 선전 활동을 금한다)에도 명기할 만큼 절대적인 금지 사항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욱일기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은 월드컵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 꾸준하게 욱일기를 응원 도구로 사용하는 등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인식이 부족한 틈을 타 이를 자주 활용해왔다.
지난 2017년 한국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서 수원 삼성과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에서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 응원을 펼쳐 논란이 됐다.
당시 AFC는 "가와사키 응원단의 행동은 상대팀에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내보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징계규정을 위반했다"며 구단 측에 벌금 1만5000달러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FIFA는 지난 2014년 일본 축구를 집중 조명한 공식 주간지 표지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했다 항의를 받고 일장기 장식으로 바꾼 바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출산이나 명절 때 축하 용도로 쓰는 깃발, 해상자위대의 함선 깃발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것이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것은 큰 오해"라며 의미를 축소하기에 바빴다.
2020 도쿄패럴림픽 메달이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논란을 일고 있다. [사진=2020 도쿄패럴림픽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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