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 사건 둘러싼 중복수사 우려
공정거래 사건 관심 큰 윤석열 檢총장
조성욱 후보자 "주무부처는 공정위"
"협조해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세종=뉴스핌] 이규하·최온정 기자 = 경쟁법 집행기관인 공정당국과 사법기관인 검찰 간 공정거래 사건 권한을 놓고 힘겨루기 우려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인 조성욱 교수는 ‘공정경제의 주무부처는 공정거래위원회’라고 선을 그었다. 또 지난해 정부안으로 경성카르텔에 한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키로 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서는 찬성입장을 견지했다.
조성욱 후보자는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찰이 공정위의 공정거래사건과 정책에 협조하는 대상’이라고 밝혔다. 앞선 7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의 단호한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공정위 고유권한인 시장경제에 있어 검찰의 중복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입수 정보가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는 이른바 ‘별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검찰의 수사력에 무게가 쏠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검찰 간 중복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임자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위원장 시절 수사영역을 어느 정도 구분해 놓은 상태다. 경성담합 중 입찰담합에 관한 리니언시 사건, 공소시효 1년 미만 사건만 검찰이 우선 수사하는 방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2 leehs@newspim.com |
나머지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공정위가 먼저 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관련 영역이 구분됐다. 가격담합·공급제한·입찰담합 등 경성담합 전속고발을 폐지키로 하면서 정부안은 현재 국회의 몫이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해도 여러 가지 촘촘한 하위 규정을 마련해야하는 만큼, 실무절차나 운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특히 두 기관 사정기관의 수장이 바뀌는 데다, 공정거래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온 윤석열호 검찰의 기조가 예사롭지 않다는데 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할 당시 기존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로 분리, 전문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조사를 앞두고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을 방문하는 등 경쟁법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와 검찰 간 기(氣) 싸움이 치열해질 수 있는 우려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공정경제 주무부처는 공정위”라며 “검찰이 공정위의 공정거래 사건과 정책에 협조하는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검찰이 사건을 기소하기 위해서는 공정위의 고발이 필요하다”며 “저희 부처 일에 협조해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전속고발권을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데에 많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소송이 남발되고 경제사범을 형사범으로 처벌까지 해야 하느냐에 등에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인 폐해가 큰 입찰담합에 대해서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것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올린 것으로 안다”며 “저는 그 안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편 ‘대기업은 혼내줘야 할 대상이냐’며 반기업 정서를 묻는 물음에는 “대기업집단에 대한 제 생각은 한국경제에 공헌한 바도 많다. 동시에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도 과거에 비해 개선된 점이 많다”며 “사익편취 위해 일감몰아주기를 벌이는 부분은 경쟁자를 배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경쟁당국인 공정위가 관심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기업집단은 한국경제 위해 같이 일해야 하는 파트너”라며 “공정위는 위원회다. 공정위가 처리하는 사건은 행정부처 수장이 단독 결정하는 게 아니라 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 가지고 법과 규정에 맞게 처리한다”고 덧붙였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