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형광등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량의 수은 누출이 의심되는 가운데 인근 지역에서는 식품 주의보와 노약자 대피 권고가 발령됐다.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경 하노이 타인 쑤언구에서 형광등 제조업체 랑동이 소유한 6천㎡ 면적의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창고에 있던 재고의 3분의 1 가량이 탔고 1500억동(약 78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 과정에서 먼지와 함께 수은과 형광 가루가 다량 공기 중으로 누출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베트남 하노이의 형광등 창고 위치 [사진=구글맵] |
이에 타인 쑤언구 인민위원회는 화재 발생 장소 반경 500m 이내에서 재배된 야채와 과일을 전량 폐기하고 반경 1km 이내에서 판매되는 야채와 과일, 육류 등은 앞으로 21일 간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를 내렸다.
또한 노약자와 어린이는 1~10일 간 지역에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화재 먼지에 오염된 옷 등은 비누와 소독제로 세탁해 물로 충분히 헹구라는 안내도 나왔다.
위원회는 기침, 흉부 통증, 급성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인근 주민들은 이미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화재 장소에서 150m 위치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아침부터 어지럽고 두통이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숨 쉬기가 힘들다”며 문과 창문을 모두 닫았지만 탄 냄새가 여전히 난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타인 쑤언구는 한인 밀집 지역인 쭝화구와 인접해 있어 한인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은은 체내에 고스란히 축적되는 독성 물질로 일단 축적되면 배출하기가 어렵다. 수은이 상당량 축적되면 빈혈 등 위험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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