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 총리직 유임 방안 놓고 충돌...민주당, 반대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탈리아 반(反)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좌파 '민주당'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총리직 사임을 표명했던 주세페 콘테의 유임 방안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도에 따르면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는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와 지난 24일 이틀째 연정 협상을 벌였지만 콘테 총리의 유임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했다.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는 전날 첫 협상에서 새 정부는 총리 임명을 포함해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극우 정당 '동맹'과 오성운동의 연정이 붕괴되기 전까지 1년 2개월간 두 정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콘테 총리는 동맹이 연정 붕괴를 선언한 뒤인 지난 20일 사임을 발표했으나,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새로운 연정 협상 기간동안 기존 내각을 이끌어달라고 요청해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성운동은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콘테 총리가 유임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콘테 총리가 물러나야 연정 수립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당초 양당 대표의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정책에 대한 이견 차가 드러나면서 삐걱댔다.
지난 23일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원 수를 945명에서 600명으로 줄이는 데 합의하지 않으면 연정 협상이 무산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콘테 총리의 유임 문제를 고집했다.
이에 민주당의 안드레아 올랜도 의원은 오성운동이 요구 조건을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4일 트위터에서 "일전에는 (오성운동에 제시한) 10개의 우선순위가 있었는데, 어제 오후 2시에는 의원수를 줄이자 했다"며 "또 오후 9시에는 콘테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안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진행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마타렐라 대통령은 새 연정 협상 시한을 27일까지로 제시하고, 연정 구성이 불가능할 경우 총선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합의는 이탈리아를 더욱 온건하고 유럽 친화적인 정부로 만들어 동맹을 야당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동맹 측이 연정붕괴 선언에 후회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오성운동과 동맹이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민주당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이탈리아 매체 아든크로노스는 동맹 관계자를 인용, 동맹이 디 마이오 대표에게 총리직을 제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24일 보도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