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 결정, 당일에서야 확정됐을 것"
"미국에 신뢰할만한 동맹 아니라는 신호 줬다"
"한국 패싱한 인도·태평양 공조...新애치슨라인"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전날 청와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발표 당일에서야 확정됐을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미일 삼각 안보공조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시그널(신호)"라며 "이번 조치로 아베 일본 총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을 제외한 동북아 새 판을 짜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yooksa@newspim.com |
윤 위원장은 이날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파기 결정은 어제(발표 당일) 했을 것이다. 그 전날까지도 기류가 그렇지 않았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했다”며 “조국 후보자 문제도 있고, 일본 문제도 있고, 키포인트는 미국에서 이탈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계속 파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 제안을 걷어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에 언제 최종 통보를 했을지’를 묻는 질문에 “그 것은 외교당국에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신중하게 답했다.
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으로 미국이 이제 우리나라를 신뢰할만한 동맹이 아니라고 판단할 것이고 일본은 미국에 새 동북아 질서를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은 우리나라에 '하드 타임(힘든 시간)'을 줄 것이다. 신뢰할만한 동맹이 아니라는 시그널을 문재인 정부가 줬다”며 “아베는 트럼프에게 이 참에 한국을 배제하는 형태로 판을 다시 짜자고 설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중국 일대일로에 참여하겠다. 중국몽에 함께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대한 참여 요구에 답을 주지 않았다가 최근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전 2년 만에야 겨우 참여하겠다는 답을 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면서 “한미일 공조에서 빠져 북중러 공조로 가겠다는 전략적 신호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방위비 분담금 문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에 대한 한국 입장을 보며 한국을 패싱하고 일본, 호주, 인도 중심으로 갈 수 있다. ‘신(新) 애치슨라인’이 그려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애치슨라인(Acheson line)은 1950년 1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인 애치슨(Dean Gooderham Acheson)이 발표한 미국의 극동방위선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외교문제 해결 역할을 맡은 애치슨 장관은 스탈린 소련 서기장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을 저지하기 위해 태평양에서의 미국 방위선을 알류샨열도-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으로 규정했다.
당시 한반도와 대만 등이 빠지며 이들 지역에 대한 군사적 공격 대응을 보장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해석돼 6·25전쟁 발발을 묵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의 전략적 효용성을 알면서도 한미일 삼각체제 이탈을 위해 지소미아를 파기했다"고 분석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7월 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두 발이 각각 430km, 69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했다가 그 다음날 둘 다 600km라고 정정했다"며 ”일본에서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의미다. 이에서 보듯 북핵, 북 미사일 대응을 위해 지소미아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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