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경의선 숲길 끝에 있는 교통섬 땅에 청년 200인이 생활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 들어선다. 또 은평구 증산동 불광천 앞에 있는 증산빗물펌프장에는 모두 300명의 청년이 입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을 비롯한 청년시설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최근 북부간선도로 위에 인공지반을 설치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그동안 주택을 지을 땅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도심내 유휴부지에서 새로운 개념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실시한 '연희·증산 혁신거점 설계공모'의 당선작을 공개했다.
연희(좌)·증산(우) 혁신거점 예정지 현황 [자료=서울시] |
연희·증산 혁신거점은 서울시가 지난해 말 발표한 '주택공급 5대혁신방안'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도심 속 저이용 유휴공간을 활용해 생활SOC(사회간접자본)를 확충하는 '리인벤터 서울' 프로젝트의 시범사업 격이다.
총 17개 작품이 접수된 연희동 교통섬부지 설계에는 '매스스터디스 건축사사무소' 조민석 건축가의 설계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또 증산 빗물펌프장은 'SAA건축사사무소'와 '스키아',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바람부는연구소'가 공동으로 제출한 설계안이 당선됐다.
연희(위)·증산(아래) 혁신거점 위치 [자료=서울시] |
우선 연희동 경의선숲길 끝 교통섬 땅에는 공공주택과 함께 청년활동시설, 생활SOC가 결합된 청년주택이 지어진다. 당선작에 따르면 건물은 연면적 9264㎡, 지상7층 규모로 지어진다. 200인 내외 가변형 청년주택과 청년창업지원센터, 도서관, 청년식당, 마켓, 옥상텃밭, 운동시설 등이 입체적으로 배치된다.
특히 이 곳에는 빗물 펌프장을 인정기반으로 활용해 홍제천을 조망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변 홍제천변에 조성된 자전거길을 잇고 식당, 카페 등을 배치해 '자전거 허브' 기능을 부여한다.
증산동 증산빗물펌프장 부지는 3개 철도노선(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인접해 있다는 교통 편의성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당선작에서는 현 빗물펌프장 상부에 인공지반을 만들어 연면적 1만349㎡, 지상 13층 규모 복합시설을 구상했다. 이곳에는 1인주택 100가구와 공유주택 65가구를 비롯해 총 300명이 입주할 수 있는 청년주택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공유오피스, 코인빨래방, 공유키친, 공공피트니스와 같은 생활 SOC 총 3047㎡를 짓는다.
주택은 남향으로 불광천을 접해 조망권과 채광권을 극대화하고 집을 계단식으로 배치해 앞집의 지붕공간을 텃밭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라스주택로 지을 예정이다. 또 지붕없는 지하공간인 선큰을 조성해 불광천 수변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빗물펌프장 상부에 짓는 만큼 우려되는 소음과 진동 방지를 위해 관련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최적의 대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연희혁신거점 설계안(위) 증산혁신거점설계안(아래) [자료=서울시] |
시와 주택도시공사는 이달 말 본격적으로 설계에 착수해 연내 지구계획 수립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1월 공공주택 통합심의와 2월 지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 실시설계를 확정한 후 같은 해 하반기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2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는 실시설계가 나와야 확정되지만 연희의 경우 500억원, 증산은 3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SH공사측은 예상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는 공공주택 재고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10%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라며 "최고의 건축가를 선정해 청년주택과 함께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생활SOC를 지어 지역의 활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이 사업으로 단절된 도시공간의 활력을 불어넣고 디자인혁신으로 새로운 청년주택의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도심속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콤팩트시티의 일환으로 지역사회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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