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방송영상마켓, 20~23일 코엑스서 개최
이태현 대표 "토종 OTT, 콘텐츠로 승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검색 포털 대신 동영상 공유서비스 유튜브로 정보를 찾는 세상이다. 그만큼 영상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넷플릭스도 국제 영상시장을 장악했다. 넷플릭스는 3년 만에 180만 가입자를 보유한 공룡 미디어기업으로 거듭났다.
나아가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2차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의 한국 진출이 예정됐다. 이 가운데 한국형 토종 OTT '웨이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심사를 통과해 오는 9월 18일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태현 콘텐츠연합플랫폼 대표이사는 한국 토종 OTT사업인 '웨이브'가 국제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태현 콘텐츠연합플랫폼 대표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웨이브는 지상파방송사 3사 '푹(POOQ)'과 SK텔레콤 '옥수수'가 결합한 OTT 사업이다. 앞서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는 지난 1월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푹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브랜드의 옥수수 사업조직을 합친 통합 법인을 출범하기로 했다.
이태현 대표이사는 21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콘퍼런스에 참여해 '한국 OTT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이사는 "KT와 LG, SK가 합친다고 해도 큰 자본을 가진 디즈니와 구글,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할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콘텐츠 제작과 경쟁력을 가진 공동체가 있다면 가능하다. 이는 K팝이 증명해줬고 드라마가 보여줬으니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가 있다면 '정부의 규제'라는 입장이다. 이태현 이사는 "우리의 현실은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 시장이다.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은 통신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 반면 국내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 왓챠는 많이 내고 있다. 이러니 공정한 경쟁이 되겠나"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는 방송법에 녹여 OTT 사업을 규제하고 싶어하고,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맥락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정부기관은 규제하려 하고 민간은 이를 싫어한다"고 부연했다.
이태현 콘텐츠연합플랫폼 대표가 21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한국 OTT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이 이사에 따르면 2차 OTT 기업이 국내로 진출하는 이유는 한국 콘텐츠 시장이 아시아 공략의 거점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미니시리즈 드라마 제작비가 편당 7억원이다. 20부작이면 140억원이다. 드라마 제작사, 채널사업자가 140억원을 회수하지 못하면 드라마 수주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만들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팔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을 벗어나 팔리기 때문이다. 국내 콘텐츠가 해외에서 잘된 게 ‘태양희 후예’ ‘도깨비’ 등이 있다. 해외 OTT 기업은 이러한 콘텐츠 제작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해외 OTT 사업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국내 제작사들의 사정은 좋아질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전망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이 이사는 “5000만 경쟁이 아니라 190여개국에 콘텐츠가 다 실리는 꿈꾸던 현장 , 이건 엄청난 장점”이라면서도 “반대로 그쪽에서 원하는 콘텐츠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대하드라마를, 사회적약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겠나. 다양성 있는 콘텐츠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요구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디어의 공적인 영역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양성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다. 웨이브는 두 개의 방송사에 공영방송이 모였으니 네거티브 포인트는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현 콘텐츠연합플랫폼 대표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이태현 이사는 웨이브의 장점은 콘텐츠라고 내세웠다. 이 이사에 따르면 푹과 옥수수가 결합하면서 100만 구독자가 됐지만, 이는 회수율이 여전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에 IPTV와 케이블까지 확장해 접점을 넓혀 젊은 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가 모두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다. 여기에 월정액권을 구매하면 지상파 방송 3사에 국내 영화, 해외드라마 시리즈도 볼 수 있도록 한다.
이태현 이사는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에 대해 "보호해달라는 건 철지난 이야기다. 영화도 스크린쿼터를 통해 살아났다.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보면 산업국가는 본인이 잘하는 업적은 철저히 보호하다 경쟁력이 생기면 자유무역으로 풀어놓는다고 나온다. 국내 OTT 사업자들은 공정한 경쟁의 작업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하게 제작비를 투자하고 동일하게 제작서비스 알고리즘을 추천, 개발해 글로벌 사업자와 본원적인 경쟁을 하고 싶단 거다. 토종이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하지 않겠다. 우리는 콘텐츠로, 플랫폼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