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6월 경상수지가 8개월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 부진은 여전했다. 상반기 기준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이후 7년만에 흑자규모가 가장 적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및 석유류 단가 하락, 대중국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은 7개월째 내리막이다.
월별 경상수지 [자료=한국은행] |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63억8000만달러 흑자다. 전년 동월(74억6000만달러) 대비로는 줄었지만 지난해 8월(93억5000만달러) 이후 8개월만에 흑자 규모는 가장 컸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62억7000만달러다. 전년동월 95억4000만달러 대비 급감했는데 이는 수출입 감소세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6월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및 석유류 단가 하락, 대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전년동월(523억1000만달러) 대비 기준 7개월 연속 줄었다. 수입 역시 유가 등 에너지류 가격 약세와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료 수입 감소세 지속 영향으로 전년동월(427억7000만달러)보다 11.8% 줄어든 37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다소 호전됐다. 특히 운송지급비용이 줄어들면서 운송수지가 전년동월 -4억4000만달러에서 -1억3000만달러로 적자폭을 줄였다.
중국인과 일본인을 중심으로 한 입국자 수가 늘면서 여행수지도 완화되는 양상이다. 전년동월 대비 6월 한달간 중국인 입국자는 25%, 일본인 입국자는 20.1% 늘었다. 이에 여행수지는 전년동월 -12억2000만달러에서 -10억달러로 적자폭을 줄였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사진=김민경 기자] |
다만 최근 심화된 원화 약세와 한일경제전쟁에서 비롯된 여행 보이콧 등으로 앞으로 여행수지는 악화될 전망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여행경비가 비싸지면 해외여행이 줄어들 수 있다. 일본여행의 경우도 통상 월별 출국자 60만명, 입국자 30만명 정도였는데 이 역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수입 증가 등으로 27억7000만달러를 기록, 역대 2위 흑자 규모를 보였다. 작년 4분기 이후 기업 실적 악화와 원화약세 등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양수 국장은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으로부터 배당수입이 크게 늘어났고,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작년 대비 올해 배당지급이 적었다"고 부연했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65억2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30억4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15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86억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95억1000만달러 늘어 올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 5~6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파생상품 손실이 컸다. 전년동월 8000만달러를 기록한 파생상품은 올해 6월 23억2000달러로 급증했다. 박 국장은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파생상품 손실이 대거 발생했다"며 "파생상품은 우리나라가 외환 선물거래를 하면서 맺는 계약에서 발생한다. 외환 선물환으로 매도할 때 낸 가격보다 비싸지면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반기 경상수지는 217억7000만달러로 지난 2011년 하반기 이후 16개 반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반기 기준으로는 지난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흑자 폭이 가장 적었다.
다만 상품수지는 370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 524억8000만달러 대비 급감했다. 세계 교역량 부진, 반도체 단가 하락, 대 중국·중동 수출 감소 영향으로 수출이 9.8% 감소한 2777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cherishming17@newspim.com